최태원 SK그룹 회장 "도시바 인수, 현장에서 답 찾겠다"(종합)
2017-04-20 18:29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일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인수와 관련,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현장에 많이 다니면서 답을 찾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최 회장은 이날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순히 기업을 돈 주고 산다는 개념보다는 조금 더 나은 개념에서 (도시바 관계자들이) 생각하도록 접근하겠다"며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도시바 반도체 고객에게도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방법 내에서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 회장이 직접 도시바 관계자들과 만나 SK하이닉스와 도시바가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어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향후 구체적인 일정을 묻는 질문에는 "출국금지가 풀렸으니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인수와 관련해) 이제 만날 사람들을 정해야 한다"며 "누구를 만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출국금지를 당해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서 그룹 오너로서의 역할에 한계가 있었다.
재계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중 최 회장이 일본으로 출국해 인수전과 관련한 본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SK 측은 그동안 최 회장의 일본행을 준비해 왔으며, 현지 관계자와의 면담 일정을 최종 조율하는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협력했고 기술 유출 우려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피인수기업을 최고의 기업으로 키워낸 노하우를 장점으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석해 "사회적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더 많은 참여와 관심을 갖게 하려면 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자와 금융 서비스가 조금 더 용이해지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기업의 성과와 성공 사례, 연구·개발(R&D) 실적을 축적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사회적 기업의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최 회장이 자신의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통해 제안하면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