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국산 철강제품 조사 행정명령" 안보 핑계로 수입 차단하나

2017-04-20 13:17
무역확대법 근거로 20일께 행정명령 서명 예정
한국·멕시코·브라질 등 주요 철강 수출국 비상

[사진=AP/연합]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제품 수입과 관련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여부를 긴급조사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빠르면 이날 중 상무부에 외국산 철강 수입 관련 조사를 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서명은 아르셀로미탈, 누코르, US스틸, AK스틸 등의 대표자가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62년 제정된 무역확대법(United Expansion Act) 제232조를 근거로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는 게 CNBC 등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때 수입 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철강제품 중에서도 특히 선박의 장갑판, 도금 등에 사용되는 철강 합금의 경우 수입과 제작, 생산 등에 많은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미국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미국 철강업계 부활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핵·미사일 개발 등 도발을 반복하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그동안 중국의 철강 과잉 공급은 미국 철강산업의 생존에 위협 요소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이번 행정명령을 통한 조사 대상이 특정 국가를 겨냥하는 것인지, 전 세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행정명령이 발효되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 무역법에 의거해 270일 안에 조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안에 수입을 조정할지 또는 다른 조처를 할지 여부 등을 결정한다.

미국은 지난해 건물, 교량, 워터플랜트,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 등에 활용하기 위해 철강제품 3000만 M/T(메트릭톤)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5년 수입량(3500만 M/T)보다는 다소 줄어든 규모다.

수입 국가는 한국, 멕시코, 브라질, 캐나다, 일본, 독일 등이다. 이번 조치로 이들 국가의 미국 수출 물량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에 대한 질문에 특별히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18일 한국 등 10개국이 수출한 보통선재와 특수선재에 대한 반덤핑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정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산에 반덤핑 관세를 물리도록 하는 조치를 내린 적은 있지만 본격 조사를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