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퍼스트카'로 충분한 '볼트EV'

2017-04-18 09:00
1회 충전에 383㎞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충전 스트레스' 줄여줘

볼트EV가 자유로를 달리고 있다.[사진=쉐보레 제공]


아주경제(일산) 이소현 기자 = 날이 풀리고 봄이 왔지만 미세 먼지 탓에 숨이 턱턱 막혀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도로 위에서 검은색 매연을 뿜고 다니는 노후 경유 차량을 볼 때면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라고 여겨진다. 친환경차 시대가 어서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친환경차의 정수라 여겨지는 전기차는 짧은 주행거리와 충전소 인프라 부족으로 대중화에 애로를 겪고 있다. 그러나 쉐보레 볼트 EV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회 충전에 383㎞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단 1회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을 갈 수 있는 능력치를 가진 것. 주행 중 배터리 방전으로 차가 멈추는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볼트EV는 수치로 보여진 성능만으로 400여대 초도물량 완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충전 부담이 덜하고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2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어 흥행에 성공했다. 볼트EV의 주행성능과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5일 시승에 나섰다. 시승 코스는 일산 킨텍스에서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까지 약 45㎞에 이르는 구간이었다.

볼트EV의 첫인상은 경차 스파크와 비슷한 아담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운전석 문을 열고 내부를 보니 SUV만큼 널찍했다. 볼트EV의 전고는 1610㎜로 소형SUV급이다. 실제 볼트EV 전고는 트랙스(1650㎜)보다는 낮지만 티볼리(1590㎜), QM3(1565㎜)보다는 높다.

시동을 켜니 역시 기대만큼 조용하다. 8인치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와 10.2인치 대형 컬러 디스플레이로는 차량 정보와 배터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배터리 사용 및 충전 상태가 이미지로 표현돼 시인성을 높였다.

자유로에 올라타 가속페달을 밟자 튀어나가는 느낌을 준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m의 전기모터가 장착된 볼트EV는 스포츠세단 부럽지 않은 민첩한 가속성을 보였다. 전기차는 엔진 없이 모터로 달리기 때문에 힘이 부족할 것 같지만 그 반대였다.

속도감을 더 느끼고 싶어 가속페달을 있는 힘껏 밟았지만, 어느 순간 되니 속도는 올라가지 않았다. 한국GM은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최고속도는 시속 154㎞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모드도 설정했지만, 고속구간에서는 큰 차이점을 못 느꼈다.

풍절음은 좀 아쉽다. 시동을 켰을 때, 정차할 때, 저속구간에서는 조용하지만 고속구간에서는 작은 차체 탓인지 노면의 소음이 그대로 전달됐다.

볼트EV로 ‘펀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작동법만 잘 숙지하면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기어 레버를 D에서 아래로 내려 L로 바꾸면 브레이크 사용 없이 페달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줄고 다시 밟으면 속도가 올라가며 회생 제동을 극대화한다.

또 스티어링 휠 후면의 패들 스위치를 통해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도 감속할 수 있다. 운전자가 능동적으로 회생 에너지 생성을 제어할 수 있는 리젠 온 디맨드(Regen on Demand) 시스템 덕분이다. 주행 중 사용하면 어렸을 때 ‘범퍼카’를 타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처음 꿀렁거림을 즐긴다면 감속 충격은 크게 다가오진 않는다.

볼트EV의 완속 충전에는 9시간 45분, 급속 충전에는 1시간이 걸린다. 1회 충전 시 383㎞ 주행은 정말 매력적인 요소였다. 출발 당시 주행가능한 거리는 365㎞였지만, 약 45㎞를 왕복한 뒤 남은 주행거리는 320㎞였다. 기존 전기차들이 세컨드카 용도였다면, 볼트EV는 주행거리, 운전의 재미, 디자인, 실내공간 등 모든 면에서 퍼스트카로도 충분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