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유기적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
2017-04-18 07:00
인터넷전문은행 출범·디지털 혁명에 "배우고 경쟁하겠다"
실적·연임 이슈는 조심스러워
고객중심 철학으로 원스톱 종합금융서비스
실적·연임 이슈는 조심스러워
고객중심 철학으로 원스톱 종합금융서비스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5년 만에 순이익 '2조 클럽'에 재진입한 KB금융지주가 업계 1위의 신한금융지주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주가가 4만6300원을 돌파하며 은행주 1위를 탈환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돋보인다. 신한과의 1분기 실적 격차도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대추격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은 여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1분기 실적 발표에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물론, 연말에 불거질 연임 이슈까지 꽉 찬 한 해를 보낸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 대응 전략도 관전 포인트다.
윤종규 회장은 최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룹 안팎으로 유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그룹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윤 회장은 연초부터 동남아시아 4개국(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을 방문한 데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까지 강행군을 했다. 그는 "동남아는 우리가 노력하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열리는 새로운 시장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글로벌 소비자금융 진출의 선봉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출범한 KB코라오리싱(라오스)과 KB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 뚤뚬붕지점(캄보디아)을 은행과 그룹의 현지 거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윤 회장은 "동남아 지역의 금융시장 개방 확대에 대비하고 홍콩과 런던, 뉴욕 등 핵심 글로벌 네트워크를 해외 기업투자금융(CIB) 업무 확대의 거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실리콘밸리에 너무 늦게 방문한 것 아니냐는 업계 여담에는 "더 빨리 갈 수도 있었지만 디지털 혁신에 대해 먼저 연구·고민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미래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전문가들을 만나거나 내부 토의를 진행하는 등 미래 투자방향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KB금융은 은행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차세대 IT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행보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도 관련이 깊다. 카카오뱅크에 주주로 참여해 배우고, KB금융만의 경쟁력을 키워 더욱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현재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편리함'과 '신뢰'라는 두 가지 핵심요소를 갖추려고 한다"며 "어떠한 최신 기술도 고객의 편리한 금융생활을 돕지 못한다면 가치가 없다"는 철저한 고객중심의 철학을 내세우기도 했다.
◆ "경영전략 'C·O·D·E' 성실히 수행"
윤 회장은 다만 실적이나 연임과 같은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업계는 올해 KB금융지주가 1위 자리를 수년간 지키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연임과 관련해도 오는 11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벌써부터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묵묵히 경영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KB금융은 올해 경영전략을 고객(Customer), 시너지(One Firm), 디지털(Digital), 체질개선(Evolution & dynamic) 등 네 가지로 압축했다. 저성장과 불확실성 확대, 디지털 등 급속한 금융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1위 금융그룹이 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윤 회장은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서비스를 바탕으로 최적의 금융솔루션을 제공해 '국민의 평생 금융파트너'가 되는 큰 꿈을 꾸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KB금융 임직원이 하나가 된 마음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모바일 기반 핀테크 업체의 금융산업 침투 등 어려운 경쟁환경 속에서도 디지털 혁신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관심을 부탁했다.
KB금융은 지난해 현대증권을 새 식구로 맞이한 데 이어 최근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두 회사의 상장폐지 후 공개매수를 추진, 포괄적 주식교환을 하는 방식이다.
궁극적으로 은행과 증권, 카드, 보험 등 업권별 선도 계열사를 보유한 종합금융그룹 체제로서의 밑그림은 어느 정도 완성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윤 회장은 "'One Firm, One KB'를 지향하며 고객들이 KB금융의 어느 계열사와 거래하더라도 원스톱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