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꿈을 펼치지도 못하고 일찍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아 미안하다. 절대 잊지 않을게.",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참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전국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물결로 뒤덮였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항구'로 남은 전남 진도 팽목항은 이른 아침부터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추념하는 학생과 학부모, 연인, 부부 등 많은 시민들이 찾았다.

분향소 밖에서부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던 한 여성은 어린 학생들의 사진을 바라보고는 소리 내어 엉엉 우는 모습도 보였다. 오전 10시 30분에는 팽목항 분향소 뒤편에서 진도군과 세월호진도군범군민대책위원회 주최로 '세월호 사고 3주기 기다림 행사'가 열렸다. 팽목 방파제에서는 진도불교사암연합회와 원불교광주전남교구가 마련한 추모법회와 추모행사가 열렸다. 

단원고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홍환씨는 추모사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홉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며 "세월호는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인 만큼 그날까지 우리와 함께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 가족들을 보살펴주면서 3년 동안 버티게 해준 진도군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육상 거치된 목포신항도 조용한 분위기 속에 미수습자 9명의 온전한 수습을 기원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목포지역 중·고등학생연합 500여명은 '0416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기억식을 열고 "끝까지 잊지 않고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반 시민들도 세월호를 직접 보고 "참사의 아픔이 더욱 실감난다"며 "미수습자 9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귀환을 기도했다.

목포신항 주변 공원에서 열린 천주교 '세월호 참사 3년 미사'에도 6000여명이 운집해 희생자들을 기리고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했다. 

단원고가 있는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에도 이른 새벽부터 슬픔에 젖은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노란 물결을 이뤘다.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은 제단에 국화꽃을 바치고 묵념하며 참사의 아픔을 되새겼다. 분향소 내부에 마련된 ‘하늘로 간 수학여행’ 사진전 앞에서는 간간이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분향소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는 '세월호 주기마다 비가 내렸는데 날씨가 맑다. 올봄 중 가장 따뜻한 날 돌아와 줘서 고맙다', '너희가 없는 시간이 자꾸만 흐르는 게 원망스럽다', '잊지 않을게'라는 등의 추모글이 가득했다. 

전국에서 찾은 시민들이 오후 1시부터 안산역 앞 광장, 중앙역 앞 광장, 와동체육공원에서 각각 출발해 시청, 단원고 등을 거쳐 합동분향소까지 각 4㎞가량을 행진하는 시민 걷기 행사도 진행됐다. 오후 3시에는 단원고 졸업생과 시민이 함께하는 '3주기 기억식'이 열렸다. 안산시 전역에 추모사이렌과 묵념을 시작으로 추모 영상상영, 추모공연 등이 이어졌다.  

서울과 인천, 대구, 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미수습자의 수습을 기원하고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세월호 3주기 관련 행사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