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구시보, 트럼프의 달라진 위안화 환율 판단에 "좋아요"

2017-04-14 10:18
"트럼프 달라진 판단, 환영할만 한 변화로 실사구시적 태도 보여줘"
"중미 관계 큰 굴곡 속 정상화 조짐, 하지만 안심해서는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보였다. 이와 함께 최근 미·중 양국이 환율 갈등을 해소하고 북한 핵문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러한 성과에 휘둘려 안심하거나 물러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3일 "트럼프 위안화에 대한 달라진 평가에 '좋아요' "라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하고 미국의 달라진 태도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환율조작국이 아니고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트럼프가 "중국은 환율 조작 그랜드 챔피언"이라고 비난하고 환율조작국 지정을 공언했왔던 것을 완전히 뒤집은 발언으로 주목됐다.

환구시보는 "중국 당국은 위안화 환율 절하가 아니라 안정을 기본 목표로 노력해왔고 본래 환율조작국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환영할 만한 변화로 트럼프 행정부의 실사구시적 태도를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금까지 트럼프의 판단은 잘못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높였다. 환구시보는 "이처럼 최근 미·중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 해소되고 트럼프의 외교 등 정책방향이 달라지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등장 이후 중국과 미국 관계의 단기적 굴곡이 그 어떤 때보다 컸고 잔존한 불확실성도 과거에 비해 크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내놓은 '100일 계획'이 중국에게 큰 압박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 미국이 무역과 관련해 중국이 납득할 수 없는 불합리한 요구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며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는 한동안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핵보유 등 한반도 문제에서 양국간 협력이 강화되고 시리아 공습 등에서도 뜻을 같이 했지만 이 역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환구시보는 "최근의 긍정적 변화가 미·중관계 4년을 결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사고방식이 달라져 향후 교류 난이도가 낮아졌다고 판단하지만 이는 지극히 성급한 결론"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은 여전히 자신이 세계의 '리더'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길 바라며 세계 각국과 각 세력은 피동적인 반응자 혹은 적극적은 동조자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이 밀려나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은 "최근의 성과가 미래의 짐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중국은 원칙적 문제에 대해 견고하게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고 투쟁해 미국이 새로운 분쟁을 일으키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또, "최근의 중미관계 변화와 이를 통해 얻은 성과는 중국이 필요할 때는 과감히 싸우며 쌓아올린 외교력 강화에 따른 것"이라며 "이에 휘둘리지 말고 앞으로도 트럼프의 존중을 받는 동시에 양국 관계 정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미국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게 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