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반도 위기론 불지핀다 ..자국민에 '한국 여행 주의' 당부

2017-04-12 15:26
중국은 북한에 자제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

[사진=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캡처]


아주경제 문은주·김근정 기자 = 일본 정부와 언론이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연일 제기하며 한반도 위기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미국이 북핵·미사일 문제가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군사행동에도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이 군사행동을 하게 되면 사전에 일본과 협의해 달라고 요구했고, 미국이 이를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교도통신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한 미·일 고위 관료 협의에서 "중국의 대응에 따라서는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급기야 일본 외무성까지 한반도 상황에 주의하라며 위기론을 키우고 있다. 외무성은  11일 밤 해외여행 관련 ‘해외안전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에 입국하거나 체류할 사람을 대상으로 주의를 호소하는 '해외 안전 정보(스폿 정보)'를 발표했다. 

당장은 일본인의 안전에 영향을 주는 구체적인 위험 정보가 나오지 않았지만 북한 문제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예측 불허 상황인 만큼 주한 일본 대사관이나 총영사관의 홈페이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최신 정보를 입수하고 안전 대책에 유의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상 스폿 정보는 단기적으로 위험이 높아진 지역에 대해 주의를 촉구할 때 공개한다. 지난달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 전후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을 때와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스폿 정보가 제공됐다. 그러나 핵·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안전을 당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지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핵 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를 반복하고 있는 북한의 도발이 '새로운 단계의 위협'에 들어섰다"며 "경계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정보 제공도 그 연장선일 가능성이 높다. 외무성도 "북한의 거듭된 위협 등 한반도 정세를 근거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공개된 스폿 정보는 한국에 입국하거나 체류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체류 기간이 3개월 미만일 경우 외무성에 여행자 등록을 하고 3개월 이상인 경우는 현지 대사관이나 총영사관에 체류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비상 사태 발생에 대비한 메일 알림 서비스 등록 방법을 비롯해 일본 대사관과 영사관, 외무성 담당부서 연락처도 게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핵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한반도는 물론 주변국까지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자제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12일 '북핵과 관련된 모든 패가 나왔다, 평양은 이제 멈춰라'라는 제하의 논평을 게재하고 강경한 목소리로 북한에 자제를 촉구했다.

환구시보는 "최근 북한이 다시 핵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미국도 군사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중국도 북한의 막무가내식 행동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중국은 이례적인 격렬한 반응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환구신보는 "북한과 한국·미국 간 대립각이 커질수록 북핵의 파괴력이 커졌고 중국에도 막대한 전략적 위협이 됐다"면서 "중국은 평양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어기고 경거망동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