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고용 훈풍 부는데도 한국경제는 곳곳이 ‘암초’

2017-04-12 15:14
수출, 5개월 연속 상승곡선…고용, 취업자 15개월 만에 최대폭
회복세 불구 ‘4월 위기설’ 해결 실마리 없어…“낙관 이르다”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한국경제가 1분기 수출과 고용 증가에 힘입어 훈풍이 불고 있다. 정부에서도 지난해 4분기보다 올해 1분기 경제 성적표가 더 좋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출과 고용은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의 한 축이라는 점에서 상승세가 고무적이다. 특히 수출의 경우, 박근혜 정부 내내 경제성장률 하락을 주도한 분야라는 측면에서 상승공선이 반갑기만 하다.

고용 역시 3월 취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46만6000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1년 3개월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회복세에도 시장 불안감을 가시지 않고 있다. 오히려 ‘태풍 속 찻잔’처럼 고요한 흐름이다. 금융시장에서는 각종 경제 지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모습이다.

이는 ‘4월 위기설’을 불러온 한국경제의 네 가지 위험요소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바라보는 변수는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미국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북한 도발 ▲프랑스 유로존 탈퇴 가능성 등이다.

정부는 네 가지 모두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암초와 같다는 반응이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상승곡선의 지표와 반대 행보를 보이는 부분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최근 원‧달러 환율의 수직 상승은 증시 예측을 안갯속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개운한 맛이 없다는 게 증권가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이 상승기류를 탄 지표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상장사 실적을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북한 리스크 등이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이번 북한 도발은 그간 ‘학습효과’로 치부했던 때와 양상이 다르다는 진단이다. 장미대선을 비롯해 복합적인 대내외 변수가 맞물리면서 연계성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실질적으로 4월 위기설 쟁점 요소들이 당장 한국 경제 위기로 다가올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이 쟁점들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부진도 상승세의 발목을 붙잡을 변수 중 하나다. 가동률 부진으로 설비투자 상승세가 오래 못갈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정대희‧조덕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2일 최근 전체 제조업 평균가동률 하락은 특정 업종의 극심한 부진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10대 업종의 가동률 경우, 상위 25% 업종 평균가동률은 2010년 90.7%에서 2016년 87.0%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하위 25% 업종은 같은 기간 67.1%에서 45.0%로 22.1%포인트나 떨어졌다.

보고서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을 올리기 위해 수요여건 전망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민간소비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것이 제조업 평균가동률의 하락을 이끈 만큼 수요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지속 하락한다는 것은 최근 설비투자의 높은 증가세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기업 진입‧퇴출 활성화 등 경제 역동성을 높여 설비투자 제약 요인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