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공약에 통신주 휘청

2017-04-12 16:32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유력 대선주자가 통신비를 내리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면서, 잘나가던 통신주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통신업종지수는 통신비 인하 공약에 대한 소식을 접한 전날부터 이날까지 373.91에서 359.25로 3.92%(14.6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비해 통신업종지수는 올해 들어 10일까지 14.51% 올랐었다.

그러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가계 통신비를 낮추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비슷한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후보가 내건 '가계 통신비 부담 절감 8대 정책' 가운데 핵심은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통신기본료(1만1000원) 폐지다.

통신비 인하 공약은 선거철마다 반복해서 나오는 단골 메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과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를 추진한 바 있다.

통신비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이동통신사 수익구조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기본료를 폐지해 월 1만원씩 요금이 줄어들 경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연간 각각 2300억원, 1500억원 손실을 입는다.

기본요금제 폐지는 2G 요금제 사용자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LTE요금제에는 기본료가 포함돼 있지 않다. 2G 가입자는 2월 말 기준 총 317만명이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이 192만명, LG유플러스는 125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학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형평성을 이유로 모든 가입자에게 기본료 폐지에 상당하는 요금 할인을 적용한다면 통신 3사 모두 적자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이 3조원, KT 1조900억원, LG유플러스는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요 증권사는 주가 조정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기본료를 폐지할 가능성은 낮다"며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는 10월에 일몰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시점을 앞당긴다고 하더라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