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검증-여성] 여심(女心) 공략… 경제활동 보장, 안전사회 구축 '한 목소리'
2017-04-12 14:09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지난달 8일 열린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한 대선 후보들은 '성평등이 민주주의 완성이다'라고 적힌 플래카드 앞에서 저마다 목소리를 냈다. 모두 여성주의를 상징하는 보라색 계열의 넥타이나 스카프를 매고 단상에 올랐다.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각 정당의 대선주자들은 여심을 공략하기 위해 다채로운 여성 공약들을 쏟아냈다. '경제활동 보장'과 '안전사회 구축'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성평등이 인권의 핵심 가치"라며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거의 모든 면에서 최하위인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를 평균 수준으로 높일 것을 약속했다. 법이 정한 대로 연장 및 휴일근로까지 포함해 주52시간 근로시간제를 정착을 다짐했다.
일자리 차별의 벽을 허물고자 20·30대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입 확대 차원에서 블라인드 채용제를 도입하고,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으로 여성 고용을 대폭 늘리는 방안도 포함됐다. 여성직원을 뽑는 데 앞장서는 우수기업에게 포상과 조세감면 등 여러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내용, 여성 비정규직 급여를 정규직의 80% 안팎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들어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한 여성의 전문역량 강화와 함께 '청년·여성 디지털 인재 플랫폼' 구축으로 경력이 끊어지는 것을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안 후보 측은 현 여성가족부를 국민 모두의 성평등한 삶을 보장하는 '성평등인권부'로 개편하는 한편 국무총리 산하 양성평등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의 국가성평등위원회로 한 단계 격상시킨다는 방침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만들기'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기업의 남성중심 관행, 승진 누락에 대한 두려움 등 일하는 여성 상당수가 경험하는 현실적 제약을 지적하며 육아휴직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자녀가 만 18세 성인이 될 때까지 언제든 부모돌봄 제공이 가능토록 하는 방안도 내놨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임신과 출산, 산후조리, 그 이후 지원을 하나의 서비스로 묶겠다고 공언했다. 세부적으로 피임에서 자녀를 갖겠다는 결정, 출산에 따른 우울증·신체건강 지원, 모유 수유 및 신생아 기초교육 등 전반적 관리와 정보제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여성가구의 주거안전과 관련된 제도를 손질하고 '여성홈방범' 혜택에 국고지원을 늘리고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1인 여성가구의 생활패턴이 반영된 여성가구 맞춤형 임대주택 확대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재범률이 월등히 높은 데이트폭력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05~2014년 최근 10년 동안 연인을 상대로 살인과 성폭행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7만1526명 중 76.6%가량이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교제 상대의 폭력 전과를 조회할 수 있는 '한국형 클레어법'을 제안하고 사전에 위험성을 인지한 경찰로부터 정보 제공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이른바 '경단녀'에 주목했다. 경력이 끊어진 20~30대의 눈높이에 맞는 소프트웨어 교육전문가 등 고부가가치 직종의 훈련을 실시하면서 주요 산업별 협회와 체계적인 네트워킹으로 좋은 일자리 발굴에도 힘쓰고 중앙부처 인프라와 연계해 성공적인 창업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홍 후보는 대가족에서 핵가족 시대를 지나 1인가구로 인구의 구조가 변화된 데 따라 다채로운 안전대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2015년 기준으로 1인가구 수는 여성이 261만여 가구로, 남성(259만여명)보다 다소 높은 가운데 여성안심주택 보급과 무인택배시스템을 동주민센터나 구청 등지에도 설치하고 지역별 방법업체와 협약을 맺어 위급상황 시 긴급출동하는 서비스망을 갖추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