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비수기 1분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 (종합2보)
2017-04-07 16:05
◆삼성전자 '반도체의 힘'...영업이익 9조9000억원
삼성전자가 비수기인 1분기 실적에서 처음으로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다.
사상 최고의 분기별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역대 두 번째로 높고 1분기 중에서는 가장 높다. 삼성전자는 비수기인 1분기에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긴 적은 한 번도 없다.
1분기 매출은 5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조7800억원)보다 0.44% 늘었고, 전 분기(53조3300억원)보다는 6.24% 감소했다.
이번 가이던스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까지 세세하게 공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자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실적 견인의 일등공신을 반도체로 꼽고 있다.
반도체 사업 부문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을 타고 올해 1분기 6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시현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는 전분기 4조9500억원의 최대 영업이익을 올려 전체 실적을 견인한 바 있다.
반도체 호황은 IT(정보기술) 기기의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기기당 메모리 채용 용량이 커지는 추세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3D(3차원) 낸드 플래시의 본격 양산과 컴퓨터 저장장치의 대세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확산 등으로 향후 반도체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연간 영업이익이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부문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로 분기 최소 2조원 영업이익 수준을 유지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스마트폰 사업 부문은 갤럭시S8 출시로 다시 활력을 띠고 있는 만큼, 2분기 실적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비수기임에도 불구 LCD 및 OLED 수율 개선으로 전분기 수준 실적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 흑자전환 성공....8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최고치
같은 날 가이던스를 내놓은 LG전자 역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215억원을 달성했다. 역대 두 번째(2009년 2분기 1조 2438억원) 최대 분기 실적이기도 하다.
이로써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353억원을 기록했던 LG전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기간 매출액 14조6605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다.
관련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실적 견인의 일등공신으로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의 실적 회복을 꼽고 있다.
인적쇄신과 사업 구조 개선으로 올해 새롭게 거듭난 MC사업본부의 적자 규모가 크게 준 것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10일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G6’의 판매 호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G6는 출시 이틀 만에 판매량 3만대를 넘어섰으며, 3월 둘째 주에는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G6는 2분기부터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LG전자의 2분기 실적에도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홈어플라이어스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와 TV가 주력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도 비수기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시그니처’를 비롯해 트윈워시, 매직스페이스 등의 주력 제품군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며, LG전자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실적을 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HE 사업본부는 올레드(OLED) TV와 나노셀 TV 등으로 프리미엄 TV시장의 공략에 성공하면서 LG전자의 실적 향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TV용 OLED 패널을 사용하는 글로벌 TV업체들이 많아진 것도 매출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