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가계부채 이미 소비 제약하고 있을 가능성 있다"

2017-04-06 10:02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한국은행은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이미 민간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6일 국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 가계부채 상황 점검 자료에서 "가계금융복지조사, 국내외 관련 연구 결과 등을 보면 가계부채가 이미 소비를 제약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증연구 결과에서도 가계부채 증가가 소비와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긍정적 효과보다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리금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70%에 달하고, 이 가운데 75%는 실제로 소비지출 및 저축을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취약계층이 생계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고위험가구의 부채 규모는 2015년 46조4000억원에서 2016년 62조원으로 증가했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신용 7~10등급) 또는 저소득(하위 30%)인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도 2015년 73조5000억원에서 2016년 78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한은은 "고위험가구 및 취약차주의 경우 금리 수준이 높고 변동금리로 주로 취급되는 신용 및 비은행 대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금리 상승 시 추가적인 이자 부담으로 어려움이 커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한은은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최근 대출 금리도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가계부채가 상환능력이 양호한 계층에 집중돼 있고 가계부채의 구조도 개선됐으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규제 기준을 크게 웃도는 등 금융기관의 복원력도 양호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