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구룡마을개발, 주민안전 우선
2017-04-05 10:39
지난달 구룡마을 화재...시·구·주민 갈등 깊어지는 사이 안전 위험만 커져
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지난달 29일 화마(火魔)가 또 한 번 구룡마을을 휩쓸고 지나갔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7B지구에서 불이 나 주택 26가구가 소실됐다.
앞서 구룡마을은 2014년에도 화재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당시 화재로 1명이 숨지고 60여 가구가 불에 탔다. 이전에도 구룡마을에선 크고 작은 화재가 서너 차례 발생했다.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은 10년 가까이 부침을 겪었다. 2011년 개발 결정 이후 그 방식을 두고 진통을 겪었다. 2012년에는 서울시의 수용·사용방식과 환지방식을 혼용하는 개발계획이 발표된 후 시와 강남구, 일부 주민들이 갈등을 빚었다.
지난달 화재 이후 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는 즉각 피해 주민을 위한 대책을 내놨다. '화재 이재민 지원 TF‘를 구성해 즉시 입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구룡마을 갈등은 완전히 마무리되지 못했다. 일부 주민들과 시·구는 아직도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시는 이곳 거주민에게 SH공사가 갖고 있는 임대주택 입주권을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거주민들은 임대료 부담 때문에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렇게 시·구·거주민 사이 갈등이 깊어지는 동안 구룡마을은 몇 차례나 큰불에 휩싸였다.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도 화재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주민들과 지난 화재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안정이다.
구룡마을에는 아직도 1000여명의 주민들이 머무르고 있다. 거미줄처럼 얽힌 전선과 소방·화재 안전 기준이 적용되지 못한 임시 건물이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개발과 함께 철저한 안전대책이 시급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