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서만 9건" 중국 공급측개혁 속 채권시장 디폴트 줄지어

2017-04-03 10:38
올 들어 7개 기업 발행 채권 9건 디폴트 발생<블룸버그 집계>
일주일 사이 4개 민영기업 디폴트 발생<신경보>
공급측 개혁, 유동성 축소 속 디폴트 잇달아

중국 디폴트 사태[자료=신경보]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올 들어 중국 채권시장에 채무불이행(디폴트)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지도부가 추진하는 공급측 개혁에 더해 지난해 말부터 중국의 시중 유동성 축소로 채권시장이 급격한 조정을 겪으면서다.

3일 블룸버그 통신이 자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중국 기업 7곳이 발행한 채권 9개에서 디폴트가 발생했다. 지난 한해 발생한 디폴트 건수가 29건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수준이다.

디폴트 발생기업은 다롄지촹(大連機床)그룹, 둥베이특수강그룹,네이멍구 보위안(博源)그룹, 산수이(山水)시멘트. 중국도시건설그룹, 화성장취안(華盛江泉)그룹, 광둥 주하이중푸(珠海中富)다.

9개 디폴트 중 절반에 가까운 4개가 동북의 낙후 공업지대 랴오닝(遼寧)성에 집중됐다. 이곳은 중국 정부의 철강 석탄 등 대규모 구조개혁 속에 직격탄을 맞은 지역이다.

특히 민영기업들이 부채를 제때 상황하지 못하는 상황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현지언론인 신경보는 앞서 지난달말 일주일 사이에 모두 4개 민영기업에서 360억 위안 어치 디폴트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주하이중푸를 비롯해 랴오닝성 후이산(輝山)유업, 산둥성 치싱(齊星)그룹, 산둥성 톈신(天信)그룹 등으로 다들 업계에서 알만한 굵직한 기업이다.

연초부터 디폴트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중국이 추진하는 공급측 개혁과 관련이 있다. 중화학공업이나 건설 등 전통산업에 의존한 낡은 경제모델에서 탈피하고 막대한 손실을 내며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을 청산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말부터 채권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줄이고 있는 것도 좀비기업 청산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 속에서 최근 금융리스크 예방을 위해 자금시장의 정책금리를 높이는 등의 방식으로 유동성을 조여왔다. 

단기자금 조달금리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에서 흔히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로 간주되는 신용등급 `AA`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1분기에 330억 위안으로 지난 2011년 이후 6년만에 가장 적었다. 같은기간 중국 기업들이 발행을 취소한 회사채 규모도 1290억 위안(약 20조9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중국 채권시장에서 디폴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린차이이 국태군안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수익성이 좋은 기업들은 공급측 개혁 속에서 더 많은 혜택을 볼 것인 반면 불량기업들은 적자난에 빠지면서 신용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