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KT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24일 열린 '제35기 KT 정기 주주총회'는 의사 진행 방해를 위한 고성과 발언권을 얻기 위한 몸싸움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KT의 제2노조 ‘새노조’ 소속 일부 소액주주들이 주총장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아수라장으로 바꿔 놓은 탓이다.

이날 제2노조 소속원들은 주총 시작 전부터 '황창규 회장 퇴진'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제2노조원들은 주총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고성과 야유를 퍼부으며 타 주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제2노조원들은 주총이 시작되자마자 미리 준비해 온 피켓을 들고 장내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계속 발언권을 요구하면서 '황창규 회장 연임을 반대한다', '황창규 회장은 박근혜 국정농단에 연루됐기에 자격없다'고 고성을 질렀다.

이들의 무질서한 행동을 참다 못한 다른 주주들이 “진행을 할 수 있게 조용히 하라”며 맞고함을 치기도 했지만, 새노조의 시위는 계속됐다. 일부는 주총장 내 연단 쪽으로 가려다 안전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총은 주주들이 회사의 주인으로서 현안과 향후 경영전략에 대한 경영진의 입장을 듣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자리지만, 몇몇 새노조 소액주주들은 다른 소액주주들의 질문 기회를 막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모습으로 일관했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주총에 참석한 주주라면 회사가 제시한 경영현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주장할 권리가 있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다른 주주들은 안중에도 없고 안건과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자신들의 정치적인 주장만 요구하는 것은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새노조 측은 KT CEO추천위원회 이사회의 황창규 회장 후보 추천 결정에 대한 의결효력가처분을 수원지방법원에 신청했지만 21일 기각된 바 있다.

수원지법은 새노조 측이 제기한 주장에 대해 회장 후보에 대한 추천권은 KT CEO추천위원회의 고유 권한인 점, 회장후보 추천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친 점을 들어 가처분 신청이 이유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