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戰 안갯속...“결국 법적공방行”

2017-03-22 17:40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안갯속이다. 박삼구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여부를 놓고 채권단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일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우리은행 등 8곳에 서면 부의해 이날까지 관계 기관들의 의견을 모아 결론을 낼 예정이었지만 이를 연기했다.

당초 “컨소시엄 구성은 원칙상 불가”라고 주장했던 산업은행은 뒤로 한 발짝 물러나 “채권단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지만, 추가적인 법률 검토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안건을 부의하지 않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절차상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 안건으로 부의할 것”며 “각각 은행들의 입장을 들어볼 예정이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안건으로 올릴 경우, 의결권 기준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가결된다. 핵심은 30% 이상 의결권을 보유한 우리은행(33.7%), 산업은행(32.2%)의 의중이다. 두 곳 중 한 곳이라도 반대의사를 표하면 컨소시엄 구성 여부는 불가하다.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놓고 채권단이 갈피를 못 잡는 데는 정치권의 입김이 한몫했다.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가 매각되면, 과거 쌍용차를 인수했던 상하이기차처럼 고급 기술만 쏙 빼가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등 대선 유력후보들이 중국 타어이업체 더블스타에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을 연일 쏟아냈다. 채권단으로서는 매각 절차를 밀어붙이기 어려워진 셈이다.

더블스타는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 21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 후 현재 금호타이어 임직원에 대해 고용을 승계 및 유지할 것”이라며 “기업가치 제고 및 지속성장을 위해 지역인재를 더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여론전이 진흙탕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결말은 소송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만약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가, 허용하지 않으면 박삼구 회장이 소송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으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겠다”면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블스타도 “박삼구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만 우선매수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산업은행 입장이 담긴 확약서를 근거로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