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브라질産 슬래브 첫 조달한 동국제강 당진공장 가보니
2017-03-22 16:45
아주경제 (당진) 류태웅 기자 = "치익…푹푹…펑…퓨육"
22일 찾은 동국제강 당진공장은 후판을 찍어내는 기계들 소리로 귀가 사나웠다. 생산라인이 1.2Km에 이르다 보니 잡음이 만만치 않았다.
워낙 위험한 장비들이 많은 탓에 입장하는 것도 여러 절차를 거쳐야 했다. 작업복으로 옷을 환복하고, 안전모를 갖추는 것은 최소 기준이다.
가파른 철제 계단을 오르니 장입된 슬래브를 압연에 필요한 온도까지 가열하는 '리히팅 노(REHEATING FURNACE)'가 눈에 들어왔다.
최대 1250도에 이르는 슬래브들이 좌우로 왔다갔다 반복해서 이동하고, 한 쪽에서는 증기가 올라왔다.
앞서 2007년 동국제강은 총 55억 달러(약 6조4000억원)를 투입해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Ceara)주에 제철소를 세우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상업생산은 지난해 돌입했지만, 국내에 조달돼 제품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열을 잔뜩 받아 빨갛게 달아오른 슬래브는 피니싱 밀(FINISHING MILL)로 옮겨져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사이즈로 압연됐다.
이어 엣저 밀(EDGER MILL)과 프리 레벨러(PRE-LEVELER) 단계를 각각 거쳐 모서리 부분이 수직 압연돼 폭이 조절되고, 평탄도를 교정받았다.
이후 동국제강의 핵심 설비인 멀픽(Mulpic)에서 고급 강재인 정밀제어 열가공처리(TMCP) 제품으로 탈바꿈했다.
현장을 안내한 최재영 동국제강 후판기술팀 과장은 "멀픽은 TMCP재 생산을 위한 강력한 수냉설비로, 압연 종료 온도가 800도 정도되는 강판을 순간적으로 시간당 최대 1만5000t의 물을 이용해 급냉시켜 강도를 높인다"며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최고의 품질을 확보해 국내 조선사 및 강관업체 등에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압연 및 교정 공정을 통과한 제품은 폭 53m, 길이 60m에 이르는 쿨링 베드(Cooling Bed)에서 냉각됐다. 제품의 열을 식히기 위해 이를 떠받치는 롤이 쉴새 없이 움직이면서 굉음이 났다.
동국제강은 연간 300만t의 브라질산 슬래브 가운데 자사 몫인 160만t 중 60만t 가량을 국내로 조달해 2015년 기준 15%인 후판 고급강 판매 비중을 올해 30%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기념사에서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으로 브라질 CSP프로젝트에 도전했고, 글로벌 철강벨트를 완성했다"며 "자체 슬래브 조달과 외부 판매를 통해 매출 증대와 시너지로 지속적인 흑자경영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