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아태금융포럼] 중국 금융시장 공략 위해서는 ‘공격적 자세’ 필요

2017-03-21 18:36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오히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로 인한 갈등이 질적 전환과 내실화를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1일 아주경제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제10회 아태금융포럼에서’ 임병익 박사(현 한국금융투자협회 국제조사역)는 '중국이 금융투자업계 기회의 땅이 되려면'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이같이 밝혔다.

함께 토론에 참가한 김재현 박사(전 농협금융지주 금융연구소 부연구위원)는 “중국 IT기업이 한국에 투자할 때 우리는 중국기업에 투자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즉, 중국 금융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공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임 박사는 최근 사드로 인한 한국과 중국 간 갈등에 대해 “우선 현재까지의 흐름으로 봐선 단기간에 마무리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며 “대응 수위는 지금보다 더 높아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운을 뗐다.

다만 그는 경제적인 피해보다는 양국간의 거리감이 오히려 더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는 “경제적 문제보다 국민적 감정을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양국간 문제가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한국과 중국은 윈윈하는 상생 구도로 가야 하고, 이번 기회를 통해 수출 다변화와 내실화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박사는 역발상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텐센트가 2012년 4월부터 현재까지 시가총액이 5배 올라, 현재 시가총액은 300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2년 4월 시가총액은 60조원에 불과했다"며 “중국 IT기업이 한국에 투자중인 만큼, 우리 기업들도 중국기업에 투자하는 역발상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나스닥에 상장한 웨이보의 경우 작년 3월 한 주당 16달러였던 주가가 현재 50달러를 넘어섰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김 박사는 “중국에 상장된 기업에 투자를 당장 못해도 해외에 상장된 IT기업들을 탐색해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고 설명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최근 급성장중인 중국 금융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가져야 할 전략을 물었다. 이에 대해 임 박사는 “공격적이며 지속적인 투자”라고 답했다.

임 박사는 “제조업의 경우 중국에 진출한 뒤 어려움이 있었지만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실행된 반면 금융시장에서는 규제 등에 막혀 소극적인 행보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사모펀드 운용업을 100% 개방하는 등 변화가 있어 기회가 생기고 있다는 게 임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작은 구멍가게를 해도 2~3년을 해야 신용이 쌓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기업들은 중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드문제가 터지면서 한·중 정부간 갈등만 있었을 뿐 완충역할을 해 줄만한 것이 없다”면서 “한국의 자본투자는 두 국가간 갈등을 완화해줄 수 있는 범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패널들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에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증권사들이 내놓는 중국 관련 리포트들이 실속이 없다는 것이다.

전 소장은 한국 투자자들의 최대 고민은 중국과 관련된 보고서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박사는 “증권사 리포트를 보면서 느낀 것을 솔직하게 말하자면 중국 리포트가 다 소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업에 대한 이익 예측보다는 기업과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정책에만 매몰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정량적인 분석을 강화했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예를 들어 배당수익률로 투자 종목을 추천하는데 중국 리포트를 보면 그런 것이 없다”면서 “지리적인 문제 때문에 중국데이터를 받아쓰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회사에 가서 산업 수치들을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모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임 박사는 “중국이 개방에 속도를 내면서 우리 기업에 있어서도 새로운 영역이 열렸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매의 눈을 갖고 있으며 얼마든지 성공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과 더불어 금융도 이제는 과감하게 중국에 진출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