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진 신경전…유승민 "南 급진적" VS 남경필 "劉, 정치 리더 아냐"

2017-03-21 18:11

21일 부산국제여객터미널 5층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른정당 영남권 정책토론회에서 대권주자인 유승민 의원(왼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1일 보수정당의 지지기반으로 꼽히는 영남권에서 세 번째로 '정책 토론 배틀'을 벌였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 여부가 설전의 스타트를 끊었다. 사교육 금지, 보수 후보 단일화 등의 이슈를 놓고 격론이 오갔으며, 이전보다 후보들 간 신경전은 한층 치열해졌다.

◆ 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수사, 유승민 "불구속해야" VS 남경필 "정치권 왈가왈부 금해야"

이날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른정당 대선 경선 영남권 정책토론회에서 이들은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과 대구 및 경북 등 영남권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두 후보가 상의를 벗고 본격적인 주도권 토론에 나서며 열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시작부터 맞붙은 주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 여부였다.

전날 불구속 수사를 주장했던 유 의원이 남 지사에게 이에 대한 입장을 먼저 물었다. 남 지사는 "정치인이 구속여부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금해야된다, 그것은 사법적 영역"이라며 "유 의원이 왜 그런 말씀을 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법 앞에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사법 절차에 대한 정치인의 발언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제일 박해를 많이 받은 사람으로서 저는 이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종 결정은 검찰이 하는 거지만, 국가의 품격이 있고 직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있는데 불구속 수사, 기소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유죄판결이 나오면 그 때 해도 되는 것"이라며 "헌법 11조대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하나, 정치를 오래 한 남 후보께서 거기에 대한 생각이 없는지 궁금해 물어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남 지사는 "유 후보는 개인이 아니고 당을 대표하는 공인인데 나서서 '불구속이 좋다, 아니다'라고 하면 국민이 바른정당에 대해 '바르지 못한 생각'을 한다"면서 "공당의 대선 후보가 (구속여부를) 말하는 순간 정치쟁점화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1일 부산국제여객터미널 5층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른정당 영남권 정책토론회에서 대권주자인 유승민 의원(왼쪽)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토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신경전 수위 상승…남경필 "유승민, 리더보단 경제전문가 의원" VS 유승민 "급진적"

다소 신경전도 펼쳐졌다. 남 지사는 "최근 대구에 당원교육을 갔는데 태극기부대로부터 욕을 먹었다"면서 "그런데 유 의원은 뒷문으로 해서 도망가셨다는 게 언론에 났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 시절 제가 10년간 박 전 대통령에게 할 말 다 할 때 남 후보가 어디 계셨는지 모르겠다"면서 "저는 화형식도 수도없이 당하고, 제 사진을 길바닥에 두고 침을 뱉고 하는 일을 수도 없이 당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제가 태극기 부대(의 세력이)가 제일 심한 대구에서 오랫동안 고생하는데 따뜻한 위로라도 한 마디 하시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남 지사는 "저는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후 형인 이상득 의원을 찾아가 출마하지 말라고 했다가 사찰을 받고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면서 "욕을 먹는 게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남 지사는 "리더는 결단하고 분석하는 것은 학자"라며 "분석을 놓고 해법을 제시해 밀어붙이는 게 정치인인데 죄송하지만 유 후보는 정치 리더라기보다는 경제전문가, 국회의원이 더 맞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에 맞서 유 의원은 "저를 비판하시기 위해 학자, 학자 하시는데 자꾸 그런 식으로 얘기 안했으면 좋겠다"면서 "위헌 판결이 날 법을 만들어 사교육을 금지시키겠다는 급진적 발상을 하는 게 남 후보의 '어떻게'다"라고 응수했다.

유 의원은 이날 "경선이 끝나면 남 후보와도 하루가 걸릴 것 없이, 하루저녁에 다 털어버리자"고 말했다. 남 지사는 이에 "지금도 털 것 없다, 정책적 차이가 있을 뿐이지 유 의원과 (개인적으로) 앙금은 없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남 지사가) 자꾸 인신공격을 하니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