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국정농단 공모'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1일 검찰에 출석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퇴거할 때와 마찬가지로 검정색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9시 24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 앞에 선 박 전 대통령은 긴장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하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퇴거 당시 헌법재판소 판결에 불복할 의사를 밝혔던 박 전 대통령이 이날 포토라인에서 어떤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할지가 관심사였다.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느냐', '아직도 이 자리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청사 10층에 위치한 1002호 휴게실에서 노승권 1차장 검사와 10분가량 티타임을 가진 뒤, 오전 9시 35분부터 바로 옆 1001호실에서 검찰조사를 받았다.

이날 조사는 '특수통'으로 알려진 이원석 특수1부장(48·사법연수원 27기) , 한웅재 형사8부장(47·연수원 28기) 주도로 진행됐다. 

먼저 한 부장검사가 배석검사 1명, 수사관 1명과 함께 시작했으며, 박 전 대통령 측은 유영하·정장현 변호사 두 사람이 입회해 번갈아가며 방어권 행사를 도왔다.

검찰조사 과정 영상녹화는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이 동의하지 않아 진행되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은 피의자 조사과정을 녹화하는 경우 당사자 동의를 필수사항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동의 없이 조사과정을 녹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검찰은 오전 조사를 2시간 30분가량 진행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낮 12시 5분경 조사를 마쳤고, 특이사항 없이 조사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김밥·초밥·샌드위치'로 점심식사를 해결한 뒤 오후 1시 10분부터 조사를 이어갔다.

지난해 10월부터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검찰 '1기 특별수사본부'는 박 전 대통령이 최씨와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강요 등을 공모한 피의자라고 보고 8가지 혐의 사실을 최씨의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를 이어 받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5개 혐의를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