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소환 조사 '삼성 뇌물죄' 혐의 입증 관건

2017-03-20 15:40
검찰 "박 전 대통령, 433억 지원받아… 뇌물죄 우선적으로 조사"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검찰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설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최초 여성 대통령'의 영광을 누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인용으로 '불소추 특권(범죄에 대하여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 것)'이라는 방패막 없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한웅재 중앙지검 형사8부장(47·연수원 28기)과 이원석 특수1부장(48·사법연수원 27기)이 맡는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의 조사 당시 변호인단 입회하에 조력을 받게 되며, 박 전 대통령의 답변은 피의자 신문조서에 기록되는 것은 물론 영상까지 녹화된다.

이에 따라 조사 장소는 특수1부가 자리한 중앙지검 10층 영상녹화조사실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지난해 10∼11월 1기 특수본 수사 및 지난해 12월~지난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관련 진술·증거를 사안별로 정리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문항 200개가 넘는 100쪽 이상의 질문지를 만들었고, 9명의 변호사를 선임한 박 전 대통령 측은 예상질문 답변지를 뽑아 검찰 소환에 대비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조사에선 박 전 대통령의 13개 혐의 가운데 △삼성 특혜와 관련한 뇌물수수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강제모금 및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 직권남용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 등을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앞서 1기 특수본은 두 재단의 출연금 마련을 대기업들에 강요한 '직권남용' 혐의로 본 반면,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를 '뇌물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2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가게 되면, 우선적으로 삼성 뇌물과 직권남용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날 '대기업이 재단에 출연한 것을 뇌물로 볼지 직권남용이나 강요로 볼지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보든 먼저 '팩트 파인딩'이 중요하다"면서 "사실관계 확인이 중요하니 먼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범죄 사실은 특검에서 기소한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특검 조사를 바탕으로 질문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질문이 총) 몇 가지인지 세어보지는 않았다. 질문은 지금도 정리를 조금씩 하고 있다"고도 했다.

조사 시간에 대해서는 "밤늦게까지 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며 "심야 조사는 동의가 필요해 가능한 한 그 전에 조사를 마치려고 노력하겠지만, 내일 가봐야 알 것 같다"며 길어질 것을 예고했다.

검찰의 이 같은 발언에 비춰보면 이번 소환 조사는 '삼성 뇌물죄' 혐의가 양측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61)와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433억원에 달하는 자금 지원을 약속받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본이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등 SK와 롯데 임원 그리고 면세점 인허가 담당 관세청 직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도 이번 뇌물수수 혐의 적용을 위한 사전작업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뇌물죄 형량이 무거운 만큼 박 전 대통령 사법처리 향배는 결국 뇌물수수 혐의의 입증 여부에 달렸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거나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한 만큼, 이번 조사에서도 이런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한 뒤 신병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심사다.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의 중대성을 따질 경우, 피의자로서 구속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분위기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상황에서 증거인멸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면서 "신병 처리를 놓고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