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호남 대첩…3대 관전 포인트는
2017-03-20 17:00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본선보다 뜨거운 예선전이 시작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최대 변수는 ‘호남 민심’이다. 과거 고(故)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보였던 호남은 대선 경선은 물론, 본선의 바로미터였다. 호남 경선은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이인제 대세론’을 꺾었던 노풍(노무현 바람)의 진원지였다.
2012년 대선 당시 비노(비노무현) 정서 속에서도 호남은 본선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90%가량 지지를 보냈다. 실제 문 전 대표는 광주 92.0%(82만3737표), 전북 86.3%(98만322표), 전남 89.3%(103만8347표) 등으로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이는 전체 득표율 48.0%(1469만2632표)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民 경선인단 200만 돌파…‘文이냐, 反文이냐’
20일 범야권과 정치전문가들이 꼽은 민주당 호남 경선의 3대 관전 포인트는 △반문(반문재인) 견제 심리 파급력 △실제 경선에 참여하는 비문(비문재인) 유권자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 여부 및 1∼2위 득표율 격차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민주당은 호남 38곳 중 단 3곳만 차지했다. 광주는 충격적인 0패를 당했다. 민주당은 지역구 후보와 정당 득표율에서 37.2%와 29.5%로, 국민의당(지역구 46.55%·46.0%)에 크게 뒤졌다.
또한 문 전 대표는 5년 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당시 호남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광주·전남에선 48.46%, 전북에선 37.54%에 그쳤다. 총 득표율은 약 56%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했지만, 경선 내내 ‘친노 패권주의’ 논란에 시달렸다.
◆文, 호남 과반 실패 땐 결선투표 가능성↑
민주당 경선은 이날 오후 2시 40분 기준으로, 201만843명이 참여했다. 이는 5년 전 당내 경선인단(108만명)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민주당 동원 조직력 이상의 경선인단이 참여, 경선 결과가 민심 대상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하게 수렴할 것이란 전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20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는 것은 사실상의 완전국민경선제라는 것”이라며 “반문 정서가 작동한다면,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율이 힘들 수도 있다. 이 경우 (호남 경선 이후)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호남 경선 과반 득표율 실패→안희정·이재명 지지층의 참여 확대→최종 결선투표’ 등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문 전 대표는 ‘호남 과반 득표’, 안 지사와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의 과반 총력 저지’에 각각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문 전 대표는 호남에 ‘현장 상황실’을 차렸고, 안 지사 측은 부인 민현주씨가 이달에만 세 차례 호남을 방문했다. 이 시장도 호남에서 출퇴근하는 강행군으로 밑바닥 표심 훑기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와 인사 탕평, 일자리 혁명으로 호남의 울분을 풀어드리고 호남의 삶을 바꾸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지난 19일 토론회에서 한 ‘전두환 표창’ 발언 논란으로 뭇매를 맞으면서 호남 경선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평생을 민주화운동, 인권변호사로서 광주와 함께 살아온 저에게 좀 모욕적으로 느껴진다”며 날을 세웠다.
안 지사는 호남 경선을 앞두고 박용진·강훈식 의원을 각각 전략기획실장과 공동 대변인으로 영입하며 문재인 대세론에 도전장을 냈다. 호남 올인에 나선 이 시장도 문 전 대표의 패권주의와 안 지사의 대연정을 향해 각각 ‘분열의 정치’, ‘역사의 퇴행’ 등으로 비판하며 야권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약체인 최성 고양시장 등도 전통적 호남 지지층에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