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남경필, 보수 불모지 '호남'서 첫 격돌…단일화ㆍ모병제 '신경전'
2017-03-19 11:4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9일 '보수정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첫 토론회로 맞붙었다.
유 의원이 주장했던 '범보수 후보 단일화'와 관련된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문제, 남 지사가 주장했던 모병제 등을 놓고 두 후보는 대립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날 광주 MBC에서 방영된 대선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유 의원은 "기존의 낡은 보수, 부패한 보수, 기득권에 집착하는 보수를 완전히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 지사는 자신의 캐치프레이즈인 '연정'을 내세우며 "국민을 통합해서 묶는 연정을 성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남 지사는 "처음에는 보수대연합을 강하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면서 국민의당과는 연대할 수 없다고 했다"며 "최근에는 거꾸로 국민의당과의 연대는 좋은 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 또 한국당과는 연대할 수 없다고 바뀌었다"며 유 의원의 입장을 캐물었다.
유 의원은 이에 "제가 이야기한 보수단일화는 국민의당과 한국당 모두에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말바꾸기'를 했다는 남 지사의 지적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의 경우에는 소위 말하는 헌재 결정에 불복하는 후보가 되거나 '진박(진짜 친박)'들이 미는 후보가 되거나, 한국당에 변화가 없으면 연대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거꾸로 남 지사가 주장한 모병제에 대해서는 유 의원이 "없는 집 자식만 군대 보내고 부잣집은 합법적으로 군대를 면제하는 것"이라며 공격에 나섰다. 그는 "대만도 계속 징병제를 하고 있고, 북유럽도 모병제를 하다가 징병제로 돌아가고 있다"며 "세계에서 군사적 긴장이 제일 높은 대한민국에서 모병제를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남 지사는 이에 대해 "2020년부터 약 5만명의 병력이 모자라는데 충당하는 방법은 복무 기간을 늘리는 것밖에 없다"면서 "3년 이상 하는 군인을 뽑아야 하는데 그게 징병으로 가능한가"라고 반박했다.
반면 개헌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공감을 표했으나, 이를 위한 국민투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적기라는 입장이다.
유 의원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갈 때까지는 4년 중임제 개헌이 맞다"면서도 "충분한 개헌을 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남 지사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 국정농단의 근본 원인은 권력이 하나로 집중된 데 있기 때문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면서 "시기는 빨리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대선 기간에 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공감했다.
한편 바른정당은 오는 21일 부산(영남권)에서 두 번째 토론회를 이어간다. 이후 23일은 대전(충청권)에서, 25일은 서울(수도권)에서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26~27일 중 당원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등을 거쳐 오는 28일 후보자 지명대회를 열고 당 대선 후보를 최종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