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창] 미국 금리인상과 3류 금융행정, 부동산 시장의 최대 악재다
2017-03-16 14:50
미국 금리인상은 달러강세·유가하락 이어져...건설시장은 쌍둥이 악재 만난 셈
사업성 예측 기법 정교화 절실...금융권 담보대출 수준에서 시급히 벗어나야
사업성 예측 기법 정교화 절실...금융권 담보대출 수준에서 시급히 벗어나야
아주경제 김창익 기자 = ‘추세가 바뀌었다(The pendulum swung the other side).’ 미국이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시장은 이를 지난 10년간 유지돼온 초저금리 시대의 종언으로 받아들인다. 세계 자산·금융시장은 이제 과거 10년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시계추에 적응해야 한다.
달러가 미국 패권의 심장이라면, 금리는 심장박동 수를 조절하는 액셀러레이터다. 미국이 금리를 낮추면 달러가 미국 국경을 넘어 전 세계 곳곳으로 뿌려지고 금리를 올리면 달러가 미국으로 다시 귀향한다. 미국은 이 심박수를 이용해 달러를 조였다 풀었다 하면서 글로벌 경제패권을 유지해왔다.
달러 패권의 한 축에는 오일시장이 있다. 사실상 달러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오일시장은 달러 패권의 일등공신이다. 금리가 올라 달러가 강세를 띠면 원유의 가격은 떨어지고 반대의 경우 원유가격이 올라간다.
미국이 촉발한 초저금리의 종언은 결국 ‘달러강세-유가하락’이란 커플을 만든다. 이는 11·3 대책 이후 위축된 부동산 시장의 입장에서 보면 쌍둥이 악재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는 외국자본 이탈의 펌프 역할을 하면서 해외 투자자금을 빼간다. 우리처럼 금융시장의 맷집이 약할 경우 금리차를 좁힐 수밖에 없다. 금리인상 행렬에 동참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초이노믹스’에 대한 확인사살과 다름없다. 저금리로 빚을 내 집을 사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박근혜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더 이상 유효할 수 없다는 의미다.
내수 시장에서 금리 인상이란 악재를 만난 건설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선 유가하락이란 복병과 싸워야 한다. 아직 중동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 건설업체들 입장에서 중동 발주처의 재정 악화는 결국 수주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건설시장의 이 같은 대내외 악재들을 극복하는 키는 지금 상황에선 금융권이 쥐고 있다. 사업성을 판단해 현금흐름을 예측하고 대출이나 투자를 결정하는 기법을 정교화 해야 한다는 의미다.
분양사업의 경우 부실가능 사업장과 우량 사업장의 경계를 금융권이 정교하게 가르지 못할 경우 부실 가능 사업장에 대한 대출을 조이면서 우량 사업장이 뭉텅이로 포함될 수밖에 없다. 실제 1차 분양에서 수십대1로 완판된 단지의 후속 분양이 대출은행을 못 찾아 무산되는 경우도 속속 나오고 있다. 금융권의 지나친 안전 지향성이 우량한 투자 기회를 가로막는 셈이다.
해외사업도 마찬가지다. 중동 산유국이 재정악화로 플랜트 발주가 줄면서 재정사업보다는 투자제안형 사업이 늘고 있다. 건설사가 금융조달을 책임지고 시공을 한 뒤 운영수익 등으로 시공비를 받아내는 방식이다. 여기서 핵심이 금융조달인데, 결국 해외사업장의 사업성을 정확히 예측하는 게 관건이다. 우리 건설업체들이 일본이나 유럽 선진국은 물론 심지어 중국에 비해서도 제안형 사업이 취약한 이유가 바로 금융권의 사업성 예측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부동산 개발사업은 금융조달과 동행하는 쪽으로 계속 진화하는데, 한국의 금융기법은 고작 담보물의 절반 정도 되는 한도 내에서 대출을 해주는 데에 머물러 있다. 담보대출이나 집단대출 등 안전한 대출을 가계대출 문제의 해법으로 조이는 금융당국의 후진 행정이 우리의 금융기법이 유아기적 수준에서 맴도는 데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