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스탁론 '직격탄'
2017-03-16 15:04
아주경제 양성모·윤주혜 기자 = 정부가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사실상 대출 총량규제에 나서자, 되레 스탁론이 역풍을 맞았다.
16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 보험사, 캐피털사 관계자 및 대표들을 차례로 소집해 대출 영업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제2금융권 업체들은 마진이 적은 스탁론 대출을 중단하거나 금리를 올려 대출을 줄이고 있다.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 금리는 최소 10%에서 최대 26%인 반면, 스탁론은 2.5%에서 7% 수준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4일 신규대출 금리를 2.5%에서 4%로 1.5%포인트 인상했다. 한화저축은행은 17일 금리를 2.4%에서 4.0%로 1.6%포인트 올린다.
SBI저축은행은 20일 2.5%에서 4.8%로 2.3%포인트 인상하며, HK저축은행은 6개월 변동상품과 1년 고정금리 상품 금리를 3.44%에서 4.0%, 4.9%로 올린다.
또 SBI저축은행은 연장시 5.7%의 이율을 적용하며 고정금리도 중단한다. 한화저축은행은 연장 이자율을 5.6%로 책정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대표 및 여전사 대표들을 잇달아 소환하면서 스탁론 금리 인상 움직임은 갈수록 확대될 조짐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총량규제가 실시된다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마진이 가장 적은 상품을 우선적으로 관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스탁론 금리 인상은 결과적으로 중단과 비슷한 효과를 볼 것”이라며 “다른 저축은행 및 여전사들도 비슷하게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을 규제한다고 해서 서민금융상품인 사잇돌2와 햇살론을 줄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빚내서 투자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여 긍정적”이라면서도 “스탁론 규제로 증권사 거래대금 및 거래량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스탁론 금리가 올라간다고 해서 투자자들의 대출 수요가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다른 대출로 이어질 수 있어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월말 기준 스탁론 잔고는 2조9494억원으로 1월 말 기준 2조4725억원 대비 4769억원 증가했다.
스탁론 잔고규모가 2000억원이 넘는 회사로는 SBI저축은행이 2323억원으로 가장 많고 OK저축은행(2281억원), IBK캐피탈(2154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2190억원)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