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 3조 육박 스탁론… 공개 못하는 속내는?
2017-02-01 16:40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스탁론 대출 잔액이 3조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스탁론 현황을 공개하는 기관은 한 곳도 없어, 이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스탁론 잔고는 총 2조9200억원으로, 1월말(2조4725억원)에 비해 무려 18.09%(4475억원) 증가했다.
스탁론은 증권사가 저축은행이나 여신전문회사, 손해보험사 등 타 금융사와 제휴해 주식을 담보로 빌려준 자금으로 자기자본의 최대 3배까지 대출 가능하다. 즉, 1000만원어치 주식이 있다면 이를 담보로 3000만원을 빌려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스탁론의 경우 담보유지비율이 120%로 증권사의 주식담보대출 유지비율인 140%보다 낮다는 점이 위험 요소다. 주식가치가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자동적으로 반대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담보비율은 주식 평가금액과 예수금을 더한 총액을 말한다. 주가가 급락해 주식 평가액이 낮아질 경우 120%를 유지하기 위해 주식을 처분하거나 추가 증거금을 납입해야 한다.
예컨대 정치 테마주 처럼 변동성이 심한 종목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모두 잃을 가능성도 높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부작용이 있지만, 증권 유관기관들 중 스탁론 잔고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곳은 없다.
금융투자협회 한 관계자는 “스탁론 잔고를 발표하는 유관기관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시 의무가 없어 굳이 공개할 필요가 없다"며 "사실 회사 입장에선 공개하기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스탁론이 고금리 대부업 중 하나로 보일 수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각 사별 스탁론 잔고를 공개하기 어렵다면, 전체 현황이라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인데다 반대매매라는 위험성까지 있으므로, 위험신호를 알리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금융감독원이나 금융투자협회 등이 스탁론 현황 공개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스탁론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봐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상당수 주식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할 경우 추가 매입을 하고 싶어 한다”며 “스탁론은 이런 투자자들에게 꼭 필요한 상품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