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확실시…韓 수출에 득일까? 독일까?

2017-03-14 15:01
미 FOMC 현지시각 14~15일 개최…인상 시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
단기적으로 한국 수출 품목 가격경쟁력 강화…장기적으로는 신흥국 수출 타격

[그래픽 = 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에 인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나라 수출은 4개월 연속 증가세이고, 특히 지난달 20.2% 급증하며 2012년 2월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이어서 혹여 금리인상이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단기적으로는 득(得), 장기적으로는 독(毒)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이 기준 금리를 올릴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수요가 늘면 달러화는 강세로 돌아서고, 이에 따른 반등 효과로 원화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우리 수출품의 달러화 표시 가격이 내려가, 수출경쟁력은 그만큼 강화된다. 살아나는 수출에 날개를 달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환율문제에 대한 변수가 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달러 약세를 압박하고 있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또 미 재무성이 다음 달 발표하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과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한국 수출은 타격을 받게 된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내 조달시장 진입 금지,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압박 등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일어난다. 미 금리인상이 신흥국 자본유출 불러 신흥국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에 투자한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게 돼 신흥국 자본시장에서 해외자본이 빠져나가게 된다. 신흥국의 금융불안과 경기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총수출 중 신흥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57.3%에 달해 신흥국의 경제가 위축될 경우, 국내 수출산업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어려움을 더 한다.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에 대처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수출시장 다변화다. 이미 우리나라는 동남아, 중동, 중남미 등 전략시장국가 수출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경기가 침체되면 신시장 개척이 절실한 우리나라로서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은 신흥국의 금융불안과 경기침체를 가속화해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리 기업은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달러 부채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외환시장 동향 모니터링, 환변동보험 활용을 통한 환위험 헤지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