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풍' 탄 중국 순펑택배 첫 실적공개...알고보니 O2O는 적자

2017-03-14 16:37
선전 증시 상장 순펑홀딩스, 지난해 순익 112.51% 급증
헤이커 등 O2O 사업부문은 적자, 지난 2015년 지분이전으로 사업분리

[순펑택배]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선전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중국의 떠오르는 '대세'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국 최대 택배업체 순펑(順豊)택배가 상장 후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했다. 양호한 실적이었다. 하지만 이면에는 O2O(온·오프라인 통합) 사업의 뼈아픈 실패가 있다고 신경보(新京報)가 13일 보도했다.

순펑홀딩스(順豊控股·002352 SZ)가 13일 공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순펑택배의 순익은 41억8000만 위안(약 695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2.51% 급증했다. 매출은 574억 위안으로 19.5%가 늘었다. 이 중 택배부문 매출이 21.75% 증가한 571억4000만 위안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택배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택배비중을 줄이고 국제택배, 콜드체인, 창고, 중량화물 업무를 확대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강증권은 "순펑택배는 브랜드 이미지가 확고하고 업계 과점양상에 따른 수혜도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장 잠재력도 여전히 커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견줄 중국 대표 택배업체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하지만 순펑택배가 성공 가도만 달리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와 주목된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O2O 사업이 적자경영을 지속해 문제라는 것이다. 

순펑택배는 지난 2011년부터 전자상거래와 편의점 사업에 발을 들였다. 2012년 온라인 쇼핑몰인 '순펑유쉬안(優選)'을 열었고 2014년에는 쇼핑몰과 편의점을 결합한 형태의 O2O 매장 '헤이커(嘿客)'를 오픈했다.

헤이커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편의점으로 내부에는 각종 할인상품을 소개하는 전단지 등이 붙어있고 태플릿 PC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해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한다. 주문한 상품은 고객의 집으로 배달되거나 고객이 다시 매장을 방문에 찾아갈 수도 있다. 내부에서는 옷을 입어보는 등 상품 체험이 가능하다. 세탁은 물론 가전제품 수리서비스도 제공한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는 헤이커를 외면했고 결국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총 16억6000만 위안(약 2763억4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경보는 이미 문을 닫은 지점도 상당수로 베이징 헤이커 매장을 찾는 손님도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증시 상장을 노리던 순펑택배는 결국 O2O 사업 분리를 선택했다. 순펑홀딩스 우회상장안에 따르면 순펑택배는 순펑전자상거래·순펑상업의 지분 100%를 순펑상업무역유한공사에 주당 1위안 가격으로 넘겨 사업을 분리했고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헤이커는 여전히 순펑의 골칫거리로 남아있으며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16년 기준 중국 전역에는 총 1566개의 헤이커가 있다.

순펑택배는 지난달 24일 이미 선전 증시에 상장한 딩타이신소재(鼑泰新材)와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에 성공했고 종목명도 순펑홀딩스로 바꿨다. 상장 첫날 주가가 상한가인 55.21위안까지 치솟으며 선전 증시 시총 1위에 등극했다. 14일 마감가는 61.10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