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에 이익 가져온 한미FTA…재협상 최대 이슈로

2017-03-13 15:15
한미 FTA, 5년 성적표 '수'…최고 수혜 품목은 승용차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드라이브…한미FTA 재협상 가능성 커져

[그래픽 = 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오는 15일 발효 5주년을 맞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 모두에 이익을 가져온 상호호혜적 협정으로 평가받는다.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글로벌 교역량 감소에도 불구, 양국간 교역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영향으로, 재협상 가능성은 꾸준히 고개를 들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 신정부에 한미 FTA가 가져온 양국의 이익을 강조하며 충실한 이행을 제안하고 있지만, 향후 행보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 한미 FTA, 5년 성적표 '수'…최고 수혜 품목은 '승용차'

지난 2012년 3월 발효된 한미 FTA는 괜찮은 성적표를 보여준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은 3.5% 줄었다. 이 기간 세계 교역량 역시 연평균 2.0% 줄었다.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도 한미 교역은 오히려 1.7% 늘었다.

특히 양국 모두 상대국 수입시장에서 점유율이 크게 올랐다. 우리나라는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2.6%에서 3.2%로, 미국은 한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8.5%에서 10.6%로 올랐다.

한미 FTA 발효에 따른 최고 수혜 품목은 승용차가 꼽힌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품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크면서 증가율도 높은 품목이다. 지난해 154억9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해 전체 대미 수출의 23.3%를 차지했다.

대미 수입 역시 마찬가지로 승용차가 가장 눈에 띈다. 한미FTA 발효 후 연평균 37.1% 증가했다. 미국산 승용차는 2012년 이후 전체 대미 수입 증가세를 주도했다. 지난해 수입물량이 6만 대에 육박, 수입차 시장의 20.1%까지 비중이 확대됐다.

미국산 승용차 비중은 2011년만 해도 수입차 시장에서 11.1%에 그쳤다. FTA 발효 후 5년간 9.0%포인트가 증가하며 두배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대미 의약품 수입도 같은 기간 12.9% 증가했고, 항공기부품 수입도 지난 5년간 연평균 12.4%씩 늘었다.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5년간 체리(21.4%), 레몬(15.6%), 견과류(8.0%), 커피류(17.7%), 주류(42.7%), 수산물(8.6%)의 수입이 많이 늘었다.

특히 쇠고기 수입량은 FTA 발효 후 연평균 5.6%씩 늘었다. 수입시장 점유율(중량 기준)은 2011년 37.3%에서 2016년 41.8%로 4.5%포인트 상승했다.

◇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드라이브…한미FTA 재협상 가능성 커져

양국 교역량 증가에는 기여했지만 문제는 무역수지다.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는 2011년 116억 달러 흑자에서 지난해 233억 달러 흑자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미국은 대한 무역적자가 132억 달러에서 276억 달러로 늘었다.

트럼프 정부가 한미FTA를 비판하는 이유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후, 보호무역주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다음은 한미 FTA 재협상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우리 정부는 한미FTA의 상호 호혜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5∼8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지난달 28일 취임한 미 상무부 윌버 로스 장관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주 장관은 "23년이 지나 새로운 상황에 맞춰 업데이트가 필요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다른 무역협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신의 협정이니, 충실한 이행을 통해 확대·발전시켜 가자"고 강조했다.

어느 정도 공감대는 끌어냈다는 평가지만, 실제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일 "오바마 행정부 기간 도입한 한미FTA 결과, 무역적자가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