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손흥민, 밀월팬 인종비하 발언에 ‘해트트릭 응수’

2017-03-13 09:15

[손흥민이 밀월을 상대로 멋진 응수를 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이 밀월팬들의 몰상식한 인종 비하 발언을 이겨내며 멋진 해트트릭으로 응수했다.

손흥민은 13일(한국시간) 밀월과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 홈경기에서 혼자 세 골을 넣고 도움 1개를 기록하며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대승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1-0으로 앞선 전반 41분 왼발 중거리 슛으로 첫 골을 넣은 손흥민은 후반 9분 추가 골을 기록했다. 이어 5-0으로 앞선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세 번째 골을 넣으며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세 골 모두 멋진 골이었다.

이날 경기장에서 손흥은 11대 11이 아닌 수백명 대 1로 싸워야 했다.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밀월팬들은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 마다 ‘DVD’와 ‘he's selling three for a fiver’라는 구호를 외쳤다. 과거 아시아인들이 불법 복사 DVD를 많이 팔았다는 의미의 인종 비하 발언이다. 손흥민은 이런 발언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했다.

인종비하 발언에 대한 손흥민의 응답은 골이었다. 첫 골을 넣은 후 손흥민은 밀월쪽 팬들을 쳐다보며 왼손 검지로 그들을 지목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밀월팬들은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FA가 밀월 팬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며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