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명물, '보수동 책방골목' 학술연구총서 발간

2017-03-12 15:13

임시수도기념관이 '보수동 책방골목의 공간과 사람들'이라는 학술연구총서를 발간했다.[사진=부산시]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시립박물관 임시수도기념관이 학술연구총서 '보수동 책방골목의 공간과 사람들'을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된 '보수동 책방골목의 공간과 사람들'은 한국전쟁을 전후한 보수동 책방골목의 탄생 배경과 주민들의 생활상 변화를 보수동이라는 지역의 시간적 흐름과 공간적 변화를 입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물이다. 아울러 보수동 토박이들의 구술조사를 병행하여 그들의 생생한 삶의 흔적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보수동은 개항 이후 일본인 전관거류지가 확대되면서 점차 도시화의 과정을 겪었다. 해방 후 귀환동포의 임시주거지로 사용되고 종교집단의 정착촌이 되기도 했으며, 한국전쟁 시기에는 피란민들의 대규모 판자촌과 학교, 종교시설 등이 밀집해 배치되면서 언덕배기 급경사지까지 개발됐다. 이러한 배경 하에 부산의 최고 상권을 둘러싼 보수동 배후 주거지는 현재 건축물 과밀 집적에 따른 비효율성과 재개발 문제를 안게 됐다.

한편, 보수동 책방골목은 부산의 해방 공간에서 일본인과 귀환동포들의 책자 거래를 시작으로, 한국전쟁 시기 부산의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책, 피란민들이 내어놓은 책 등이 보수동 골목에서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탄생했다.

게다가 피란민의 유입으로 인구가 급성장한 부산에서 피란학교 등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아지면서 책자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그 규모가 점차 확대됐다.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는 신학기를 맞아 교재를 구하려는 소위 '보수동 신학기' 현상이 나타날 만큼 책방골목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에는 인터넷서점과 대형서점이 등장하고 사회문화적인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서 책방골목은 전반적인 침체기를 맞게 되었다.

최근 이러한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관의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기존 책방들도 영업 전략을 특화시켜 다양한 소비자층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임시수도기념관 박미욱 관장은 "보수동 일대의 역사적 흐름과 공간적 특성 및 주민들의 생활상 변화에 대한 조사를 병행한 이번 학술연구총서의 발간은, 피란수도 부산의 역사문화 자산을 생생히 기록하고 확보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며, 앞으로도 한국전쟁기 부산 역사자료의 조사 및 부산 근현대사 연구의 소중한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