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탄핵 인용에 도심집회 희비 교차… "촛불 승리" vs "탄핵 무효"

2017-03-12 12:51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후 첫 주말인 11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구속"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사진=아주경제DB]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후 첫 주말인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탄핵 무효" "헌재 해산'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이 결정된 다음 날인 지난 11일. 서울 도심 일대에서는 어김없이 촛불집회과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이날 양측의 집회 성격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촛불집회는 시종일관 승리를 자축하는 축제의 장이었던 반면 태극기집회는 분노와 통탄이 섞인 어두운 분위기였다.

○...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모이자! 광화문으로! 촛불 승리 20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이날 모인 참가자는 65만 명으로 추산돼 지금까지 열렸던 촛불집회 참가인원은 1600만 명을 돌파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환호했고 기뻐했다. 또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에 기여했다는 자부심도 드러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번 탄핵심판에 있어 재판관 전원일치 파면 선고를 끌어낸 것은 촛불 정치였고, 광장의 승리"라며 "당장 박근혜를 청와대에서 쫓아내고, 청와대를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 태극기집회를 주최한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이하 국민저항본부)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대한문 일대에서 '1차 탄핵무효 국민저한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고 △탄핵무효 △심판무효 △헌재해산 △국회 해산 등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 분위기는 대체로 분노와 통탄이 뒤섞인 어두운 분위기 일색이었다. 이들은 '탄핵 무효' '헌재 해산' 등의 구호를 크게 외치며 양손의 든 태극기와 성조기를 일제히 흔들었다.

국민저항본부 관계자는 "승복할 수도 굴복할 수도 없다.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고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국민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자는 누구에게나 처절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 촛불집회 1부 행사에선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고, 2부에서는 촛불권리선언문 발표와 파도타기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됐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본집회를 마친 뒤 오후 7시부터 종로 방면으로 '촛불승리 축하 도심 퍼레이드'를 가졌다. 행진 뒤 오후 8시께부터는 '촛불승리 축하 콘서트'가 이어졌다. 밴드 뜨거운감자·두번째 달, 래퍼 가리온·조PD,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 가수 권진원·전인권·한영애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 행사는 오후 10시를 넘어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일어서서 함께 부르는 민중가요 '신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합창으로 마무리 됐다.

매 주말마다 열리던 촛불집회는 최종 막을 내렸지만 퇴진행동 측은 오는 25일,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둔 4월 15일에 다시 촛불을 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 태극기 집회도 이날 오후 2시 본집회 시작에 이어 오후 4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명동과 한국은행, 숭례문을 지나 대한문 앞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을 했다.

참가자들은 "불법 탄핵" "탄핵은 사기" 등의 구호를 거세게 외치면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이들은 오후 8시께 집회를 종료했다. 국민저항본부는 2차 집회를 오는 18일 오후 2시 대한문 앞에서 열기로 했다. 주최 측은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의 2차 집회 참석을 추진할 계획이다.

○… 촛불집회에 참가한 외신기자들은 관광객들도 평화로운 촛불의 힘으로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룬 것에 대해 놀라움을 나타내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미국 CNN의 윌 리플레이 기자는 "국민이 민주적인 방법으로 원하는 것을 표출했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왔다는 휘트니 제이미 씨도 "한국 정치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평화적으로 탄핵을 이끌어낸 한국인들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 경찰은 이날 촛불·태극기집회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207개 중대 1만6500여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지지자 모임 간부 2명이 서울 중구 태평로파출소 앞에서 인화물질을 뿌리고 경찰에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사건 외에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전날 집회에선 사상자가 속출해, 병원으로 이송된 3명이 숨지고 부상자만 60여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