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 박근혜 시대 '끝났다' 무엇을 남겼나...차기 대권은?

2017-03-12 12:18
중국 신화통신 "박근혜 시대가 끝났다, 선거전 다시 시작"
'민심이 대세' 교훈 남겨, 경제·외교 등 부정적 유산 많아...차기 대권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지 하루 만인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모이자! 광화문으로! 촛불 승리를 위한 20차 범국민행동의 날'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언론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 정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탄핵 결정을 긴급 속보로 타전했고 이후에는 '박근혜 시대'의 유산과 탄핵과 함께 시작된 '선거전'에 관한 기사가 쏟아졌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은 11일 "박근혜 시대가 끝나고 한국은  다시 선거전에 돌입했다"며 한국 대선의 예상 일정과 후보별 지지율, 변수 등에 대한 뉴스를 보도했다. 

해방일보(解放日報)는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향후 행보와 대선 전망에 대한 중국 전문가 관점을 소개했다. 방슈위(方秀玉)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한반도 전문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재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자신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직 박탈과 함께 모든 권한도 사라져 수사 당국의 조사를 피할 수 없으며 각종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만 법적 처벌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선에 대해서는 "보수당이 연속 집권했고 상황이 변해 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만 새로운 다크호스 등장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중은 최근의 분열 국면을 화합과 단결로 이끌 리더를 강렬하게 원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다크호스가 등장해 60일 내 승기를 잡기는 쉽지 않겠지만 현재 압도적 지지율을 얻고 있는 문재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도 안심해서는 안된다"면서 "과거에도 가난한 집안 출신의 변호사 노무현이 정치적 엘리트 이회창 후보를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될 거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고 지적했다. 야당이 승리할 경우 이명박 적 대통령의 부패 관련 조사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산서만보(山西晩報) 11일 한국 여론, 전문가 발언 등을 바탕으로 박근혜 시대와 이번 탄핵 결정이 한국 사회에 남긴 것이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가장 먼저 "민심이 대세"라는 사실이 이번 탄핵 결정에서 확실히 입증됐다고 밝혔다. 신문은 "한국 헌법재판소가 법에 의거한 판단을 강조해 왔지만 이번 결정은 민심의 힘이 컸다"며 "한국인은 '최순실 게이트" 폭로 이후 계속 촛불로 박근혜 하야를 외쳤고 여론조사기관 조사에 따르면 76.9%가 탄핵을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당수 언론이 11일 열린 20차 촛불집회를 집중 조명하고 "촛불 민심이 박근혜를 끌어내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정적 유산이 많아 한국 사회의 변혁이 시급하며 이에 차기 대권주자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산서만보는 지적했다. 우선 기대했던 '한강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경기 둔화, 취업난이 여전히 심각하다. 외교·안보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구상이 '유명무실'해졌고 사드 배치 결정으로 주변국과 관계가 악화됐으며 민심을 거스르며 한일 위안부 합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차기 대권주자에 대해서는 현재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상황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드 배치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김정남 말레이시아 피살 사건 등 '안보'를 무기로 보수당 후보가 역전을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당국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과 관련해 "한국이 하루 빨리 정치적 안정을 찾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동시에 "여전히 중국은 사드 철수를 요구한다"며 박 전 대통령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렇게 밝히며 "사드는 양국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막는 장애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