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9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문제에 대한 본인의 복안이 무엇인지 국민 앞에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 사드 배치는 대선 이전에 완료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날 그는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시국 의원총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사드 문제에 대해 사실상 반대하면서 전략성 모호성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국가의 이익을 위한 전략적 모호성이 아니라 대통령 선거 표만 의식한 전략적 모호성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문 전 대표가 사드에 반대하고 있는 동안 중국은 우리에 대해서 아주 무자비한 경제 보복을 시작했다"면서 이날 새벽 방문한 동대문 상가에서 중국 바이어들이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과 문 전 대표가 사드에 반대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내부적으로 정치권과 정부가 한 목소리로 사드 배치를 찬성하고 기정사실화하며, 우리의 군사주권을 지키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중국이 감히 우리에 대해 이간질, 분열책을 쓰지 못하도록 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만약 내일 헌재 결정으로 조기 대선이 이뤄진다면 사드 배치를 최대한 대선 이전에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는 길만이 중국에 대해 우리의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중국의 경제보복도 실질적으로 그 기간을 가장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국론분열 없이 나가고, 문 전 대표와 같이 그간 수도 없이 위험한 안보관과 대북관을 보여준 후보에 대해 국민들은 반드시 냉정하게 심판해주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문 전 대표는 외교문제에 관해서는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조언을 듣겠다고 한 바 있다"면서 "반 전 총장은 어제 한 특강에서 사드배치를 다음 정부로 미루는 건 오히려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라 조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속대로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의 조언을 받아들여 지금이라도 사드 배치를 적극 찬성하고 돕는 게 좋겠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