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대못 박기'…일부 어제 오산기지 도착 1~2개월내 배치될듯

2017-03-07 15:59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한·미가 예상보다 이르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들어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오산기지로 이송된 사드. [사드=연합]

현실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 능력을 갖추기 위한 목적인 동시에, 경우에 따라서는 조기 대선이 진행돼 정권이 바뀌더라도 뒤집을 수 없도록 '사드 대못 박기'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7일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6일 밤 C-17 수송기를 이용해 발사대 2기와 일부 장비를 반입했다. 주간에 하역 작업을 할 경우 외부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 야간을 이용해 이송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미는 사드 배치를 시작한 배경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돼 더 이상 방어수단 배치를 늦출 수 없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굉장히 고도화되는 여러 상황을 종합해 현재 진행 중인 (사드 배치) 일정을 최대한 조속히 할 방안을 강구했다"며 "그 절차의 일환으로 사드의 한반도 전개를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6일  북한이 전날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4발 연쇄 발사한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북한의 도발이 주한미군의 전격적 사드 배치를 부추긴 꼴이 됐다.

미 태평양사령부도 "북한의 가속하는 핵무기 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프로그램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되고 있고, 다수의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이라며 "사드체계의 배치는 다층 미사일방어체계로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동맹의 방어능력을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사드 장비의 한반도 전개작업이 시작된 만큼, 성주골프장 사드 부지 준비작업이 마무리되는대로 현장에 사드 장비와 병력을 배치해 바로 운용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드가 배치될 성주골프장 부지 공사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발사대 등 장비 일부가 국내 들어온 점을 들어 비판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지역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작업이 완료되지도 않았고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부지공여 협상이 개시됐고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시설분과위와 환경분과위가 외교부 주관으로 진행 중"이라며 "한미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사전에 판단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경기 남양주 군용지와 맞바꾸는 방식으로 성주골프장을 롯데 측으로부터 넘겨받았고 외교부 주관 아래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부지를 미군 측에 공여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군 당국은 현재 성주골프장에 울타리와 철조망 등을 설치하고 현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은 1주일 안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와 조기 대선 가능성 등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그런 것은 전혀 고려된 바 없다. 정치적 일정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드배치 시작을 계기로 중국의 대(對)한국 보복도 한층 격화할 조짐이다. 중국은 7일 관영 매체를 통해 '준단교'까지 언급한 상황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달 28일 사설 격인 종성 칼럼을 통해 중국의 전략 안보 이익을 함부로 침해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의 소셜미디어 매체인 '협객도'는 '사드 배치하면 한중 준단교 가능성 배제 못 해'라는 제하 기사에서 "향후 중국의 한반도 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외교적 목적을 이루지 못할 경우 북한에는 경제 및 문화적 수단으로 많이 압박하는 동시에 한국에는 정치 및 군사적 수단으로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덩시 협객도는 "한국이 정말 사드를 배치하면 한중 관계는 단교에 준하는 가능성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차기 한국 정부는 현재의 한중 관계를 다시 회복하려 해도 사드 문제는 넘어갈 수 없는 고비로, 한국이 적당히 이 고비를 넘기려는 것에 대해 중국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