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받는 중국원양자원 CEO에 뿔난 주주

2017-03-06 16:56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중국원양자원 소액주주가 뿔났다. 1년 만에 1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 회사가 최고경영자(CEO)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국원양자원은 오는 30일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사학연금회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총에서는 외부감사인 선임 및 재무제표와 이사회보고서, 감사보고서 승인 이외에도 스톡옵션 부여에 대한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회사가 공시한 스톡옵션 발행대상과 수량을 살펴보면 현 대표이사인 장화리 씨와 그의 아들인 장우민 씨에게 각각 50만주가 배정됐다. 또 사내이사인 정용단씨와 사외이사인 김진섭씨도 각각 50만주를 배정받았다. 사외이사 후보인 여세창씨(30만주), 백준식씨(20만주)도 스톡옵션 배정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소액주주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실적을 감안할 때 이해할 수 없는 스톡옵션 잔치라는 것이다. 3일 중국원양자원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56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에도 17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본인을 주주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한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서 "받을 사람이 받아야 한다. 흑자전환 후에 스톡옵션을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화리 대표가 대주주로서 약속을 어기고 주식을 대량 매도한 전력이 있다는 점도 소액주주들은 불만이다.

장 대표는 지난 2012년 3월 시간외 매매를 통해 보유주식 350만주를 주당 4250원에 매도하면서 향후 2년간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의 추가적인 지분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 4월 보유주식 105만주를 시간외 매매로 매도했고, 2014년 2월과 3월에도 70억원어치 주식을 매도하며 현금화했다. 회사는 현금화한 돈을 개인 용도와 회사비용대납에 썼다고 공시했다.

이뿐 아니라 중국원양자원은 2016년 상반기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허위공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도 조사중이다.

중국원양자원 주주대표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진섭씨가 50만주의 스톡옵션 대상에 이름을 올린 점 등도 이번 주총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중국원양자원의 이번 스톡옵션 배정은 다른 기업들과 다른 성향을 보인다”면서 “그간 공시 등 여러 문제점을 드러낸 만큼 투자자들은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