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도 양극화…대기업은 '갚고', 중소기업은 '빌리고'
2017-03-05 18:34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대기업은 내부 유보금 증가로 은행 빚을 사상 최대로 줄인 반면 중소기업은 제2금융권의 고리대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의 기업대출금 잔액은 773조9604억원으로 1년 새 23조8565억원 늘었다.
이는 2015년 증가 규모(49조9992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2010년(11조1234억원) 이후 6년 만에 최소치다.
기업들의 은행 빚 증가세 둔화는 대기업들이 주도했다. 대기업들이 내부유보자금을 늘리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대출금은 지난해 164조5555억원으로 1년 전보다 9조9315억원 줄었다. 대기업 대출금 감소 규모는 한은이 관련 자료를 보유한 2007년 이후 역대 최대다.
반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은 609조4049억원으로 1년 새 33조7880억원 늘면서 60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 중소기업 대출금은 2013년 27조원, 2014년 35조원, 2015년 54조원 등으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기업은 비은행금융기관 대출도 늘렸다. 지난해 말 비은행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금 잔액은 97조297억원으로 1년 새 약 20조원이나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