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결정 앞두고 촛불-태극기 집회 각각 열려
2017-03-04 19:15
탄핵 각하-인용 주장 맞서
아주경제 특별취재단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4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가 지난 1일 이후 또다시 탄핵 찬반으로 나뉘어 열렸다.
박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19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를 열고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을 슬로건으로 택했다.
이날 주최측은 100만명이 넘게 참석을 했다고 밝혔다.
집회는 헌재에 탄핵을 인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3·8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발언대에 나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다.
집회에는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 관계자들이 나와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박근혜를 구속하라. 헌재는 탄핵하라. 황교안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가 나왔다.
이춘재 한국YMCA 사무총장은 “우리는 지금 과연 한국사회가 개조될 수 있는가 하는 물음 앞에 서 있다”며 “부패하고 썩은 지배권력을 청산하고 새 대한민국을 만드는 촛불혁명이 3.1운동이다“라고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적폐 청산의 시작으로 사회의 근본적인 개조가 있어야 한다”며 “낡고 부패한 세력의 재집권을 위한 도발을 촛불의 힘으로 이겨내야 하고 정의는 승리하고 진실은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재진 비상행동 공동 상황실장은 “국민의 3분의 2가 동의하는 특검연장 요구를 받들지 못한 정치권에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며 “범죄를 감추려 특검 연장을 거부한 황교안 총리 탄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실장은 “헌재 선고 당일과 주말에 광화문으로 모이자”고 덧붙였다.
박근혜 퇴진을 위한 시국회의 소속 대학생들은 “탄핵이 인용되는 순간까지 대학생들의 개강은 박근혜 퇴진 운동과 함께 시작할 것”이라며 “대학생들이 전국 대학에서 2차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적폐청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본 집회가 끝나고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와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헌법재판소 방면으로 행진했다.
앞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6차 태극기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최측은 참가인원이 490만명이라고 주장했다.
탄기국은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 결과 '각하'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친박계인 자유한국당 조원진·김진태·윤상현·박대출 의원, 박 대통령 측 탄핵심판 대리인 서석구·김평우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대선주자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은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집회에, 대선출마를 준비 중인 한국당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은 청계광장 집회에 각각 참가했다.
김문수 전 지사는 "헌법재판관이 양심이 있다면 탄핵소추를 각하해야 한다"며 "엉터리 재판으로 국민 과반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면 위법"이라고 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탄핵은 재판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 종잇장에 불과하니 찢어서 버려야 하고, 그것을 법적으로 각하라고 한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진정한 승부는 지금부터 1주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결과 발표 저지와 고영태씨 구속 등을 촉구했다.
조원진 의원은 "여러분의 함성이, 여러분의 분노가, 여러분의 태극 물결이 박 대통령 탄핵을 각하시킬 수 있다"며 “검찰이나 특검은 박 대통령을 뇌물죄로 엮으려 했는데 조사할수록 박 대통령이 깨끗하다는 것밖에 밝혀진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는 "이 난국을 반전시킬 유일한 길은 헌재가 심리를 중단하는 것"이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태블릿PC와 고영태를 조사하라고 검찰에 명령하라"고 주장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탄핵심판 결정일에 헌재 앞에서 집회를 벌이겠다며 "탄핵이 인용된다면 우리가 3·1절에 맹세한 것처럼, 순국선열이 태극기에 피를 뿌리며 죽었던 그 날처럼 여러분이 주체 세력이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집회에 참석한 강모씨(56)는 “TV에서 하도 거짓말을 하니까, 어린애들이 뭘 몰라서 그래”라며 “박대통령이 무슨 죄가있어, 다 최순실이랑 억지로 엮은거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천에서 온 60대 여성은 “TV를 보다 복장이 터져서 쫓아왔다”며 “뉴스가 다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씨(75)는 “내 나라 찾기 위해 나왔는데 평화통일이 돼야지 이제 살만하니 또 공산국가가 되간다”라며 “정신차리고 탄핵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후 을지로입구역과 명동입구역, 한국은행 로터리 등을 거치는 행진을 벌였다.
행진에는 박 대통령 동생 박근령씨와 근령씨의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합류하기도 했다.
근령씨는 "태극기 집회에 처음 나왔다"며 "박 대통령이 중대한 헌법 위반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 경비병력 199개 중대 약 1만5900명과 차벽을 투입해 양측 간 충돌 방지와 질서유지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