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10개월 남겨두고 재건축 단지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재건축 추진 단지 가운데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총 142개, 8만9597가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서울 6만4676가구 △경기 과천·성남·광명시·안양·수원시 1만9707가구 △인천 5214가구를 차지한다. 이들은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지 못할 경우 환수제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얻는 이익이 조합원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이를 제외한 초과 금액을 최대 50%까지 부담금 형태로 정부가 환수하는 제도다.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단지에 한해서 집행이 한시적으로 유예된 상태다.

현재 이들 지역은 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는 45층 높이로 계획했던 안을 35층으로 낮춰 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시의 35층 규제에서 한발 물러나 층수보다는 속도를 택한 것이다. 신반포 3차와 반포 경남, 신반포 23차도 35층 계획안으로 도시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통과했다.

50층 계획안을 세웠던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주거지역에 35층 높이의 건물을 짓는 수정안을 구에 제출했다.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아파트와 진주아파트도 35층 안으로 지난 1월 정비계획안이 통과됐다.

한편 여의도 일대는 신탁방식 재건축을 택했다. 현재 시범아파트는 한국자산신탁을 사업 시행자로 지정하기 위한 동의서 징구 절차를 거치고 있다. 공작·수정아파트도 예비신탁사 선정에 나섰다. 신탁업계에 따르면 신탁방식은 조합을 설립하지 않아 조합원 동의를 받는 약 1년의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신탁방식의 사업도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대상이 된다. 개정안은 신탁방식 재건축 사업도 신탁업자 및 위탁자를 납부 의무자로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법률은 환수제 대상을 ‘조합’ 또는 ‘조합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49층 정비계획안을 구청에 제출하며 속도 보다는 높이를 택했다. 은마아파트 추진위 측은 지난 3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냐는 주민들의 질문에 “은마아파트는 아직 사업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