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빨간불' 석달 연속 마이너스...청탁금지법에 설 특수 실종

2017-03-02 11:08
전산업생산, 수출 호조로 3개월 연속 증가

최근 소매판매(소비) 추이[자료=통계청]


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올초부터 소비 부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1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소비는 12월에 이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1월에는 설 특수로 인한 ‘반짝’ 상승을 기대했지만, 지속된 경기 침체에 청탁금지법이 전체 소비에 찬물을 끼얹었다.

소비 위축세가 장기화되면 기업 투자와 생산에 악영향을 줘 실질임금 하락 등 소득을 악화시키고, 다시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돼 장기 불황의 골을 깊게 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반도체 수출 등에 힘입어 전체 산업생산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2.2% 감소했다.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가 증가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 -0.3%, 12월 -0.5%, 1월 -2.2% 등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매판매가 3개월 이상 연속 감소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1월 들어 감소 폭이 4배 가까이 커지면서 소비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1월 설 연휴 기간 저가의 선물세트가 많이 팔린 탓에 설 특수가 예전만 못 했다”며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승용차 판매 증가, 화장품 연말 할인 등에 따른 기저효과도 소매판매 감소세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지난 1월 전체 산업생산은 반도체 호조로 수출이 개선세를 보이며 전달보다 1.0% 증가했다. 전체 산업생산은 지난해 11월 1.4% 증가한 데 이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생산도 통신·방송장비 등이 감소했지만 반도체·전자부품 등이 큰 폭으로 늘어 전달보다 3.3% 증가했다. 지난 5월 3.5% 증가한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공장이 가동되는 것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달보다 1.7%포인트 상승한 74.3%였다. 제조업 재고는 전달보다 2.6%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 예술·스포츠·여가 등에서 줄었지만 운수, 금융·보험 등에서 늘어 전달보다 소폭(0.5%) 늘었다.

통계청은 광공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산업활동 증가율에 가장 기여도가 컸고, 서비스업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설비투자 역시 자동차 등 운송장비는 감소했지만 기계류가 늘어 전달보다 2.6% 증가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은 건축에서 증가했지만, 토목 공사 실적이 줄어 0.7%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