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 후 첫 사장단 인사는 SDI···‘메모리 1등 노하우’로 위기 극복
2017-02-28 15:08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삼성그룹이 지난해 연말부터 미뤄온 사장단 인사를 28일 재개하면서 첫 대상은 삼성SDI였다.
지난해 발생한 갤럭시 노트7 발화사태 원인이 배터리 불량으로 밝혀짐에 따라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인공 ‘메모리 반도체’ 사업 노하우를 전수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은 또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날 수사 종료에 맞춰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해체와 계열사 자율경영을 중심으로 한 경영쇄신안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조남성 전 사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배터리 결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 성공신화를 일군 주역인 전 사장이 삼성SDI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원조 삼성전자 출신이 아닌 임원이 사업부장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만큼 공이 있는 인물에 확실한 보상을 내리는 삼성전자의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SDI가 반도체 전문가인 전 사장을 선임한 것은 삼성의 1등 DNA인 ‘메모리 반도체 성공 노하우’를 받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반도체 어계에서 전 사장은 반도체 설계능력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D램 미세공정과 3D낸드 적층기술 개발에서도 그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세계적인 학술 연구에도 자주 참석해 최신 반도체 기술을 공유하는 등 대외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삼성SDI는 그의 뛰어난 반도체 설계능력이 배터리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또한 반도체 만큼이나 미세화·직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설계기술의 고도화는 필수적이다. 전 사장은 또한 고직접화한 제품을 불량없이 양산할 수 있는 공정관리 노하우도 풍부한 만큼 갤럭시 노트7 사태에서 불거진 배터리 공정 부문에도 대대적인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전 사장이 맡았던 메모리사업부장에 진교영 삼성전자 D램개발실장(부사장)이 내정됐다고 밝혔다.
1962년생인 진 부사장은 서울고등학교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메모리사업부에서 근무했으며, 반도체연구소 D램 TD팀장, 메모리 TD팀장을 거친 뒤 2014년 메모리 사업부로 복귀해 D램개발실장을 지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