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로 들끓는 중국, "한국과 단교? 사드 배치 용납 없다"

2017-02-28 10:38
롯데 사드 부지 제공 결정에 중국 거세게 반발
인민일보 해외판 SNS 협객도 "중한관계 거의 단교 이를 수도"
관영언론 "용납없다", 中 외교부 "뒷감당은 한국과 미국의 몫"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롯데그룹이 성주 골프장을 주한 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부지로 제공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중국 대륙에 거센 반대의 물결이 일고 있다. 심지어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가 단교 직전까지 갈 수도 있다는 경고음도 나왔다.

중국 인민일보 해외판이 운영하는 SNS 계정 협객도(俠客島)는 27일 ' 한반도 사드 배치하면 중한 관계 단교 직전까지 갈 수도 있다'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롯데가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내놓게 된 배경과 한반도의 상황을 분석하고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다수의 중국 언론이 중국이 한국과 관계 포기를 생각할 정도로 사드 배치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내용의 해당 논평을 대거 인용 보도해 주목된다. 

협객도는 박근혜 정부가 혼란스러운 정세를 틈 타 사드 배치를 강행하고 있고 아시아 최대 면세점 체인을 운영하는 롯데그룹은 한국 정부의 압박에 사드 부지를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롯데 면세점 실적 악화 등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또, "만약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면 중한 관계가 단교에 준하는 수준까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의 차기 정부가 중국과 관계 회복을 시도하더라도 사드 문제는 절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며 현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시도를 반복하는 것도 중국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를 잊지 말라는 경고도 했다. 협객도는 미국과 한국이 중국을 둘러싼 포위망을 만든다면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함께 국경지역 군사력을 늘리고 한국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인민일보도 28일 논평을 통해 "중국은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일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한국을 비판했다. 한국의 사드 배치 강행은 스스로 한반도를 '화약고'로 만드는 것으로 한국 국민을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어 불안과 걱정만 키우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국제 관계에서 다른 나라를 곤란케 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를 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증명된 바 있다"면서 "스스로 독사과를 먹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롯데의 사드부지 제공 결정 소식을 빠르게 전하며 "중한 관계가 발전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일침했다.

중국 외교부도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 결정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국과 한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추진은 역내 전략적 균형을 심하게 훼손하고 역내 국가 안보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며 한반도 평화안보 수호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한국이 미국과 사드 배치에 속도를 올리는 것을 반대하며 강력한 불만을 표한다"고 확고한 입장을 고수했다.

대가를 각오하라고 경고하며 사드 보복이 강화될 수 있음도 시사했다. 겅 대변인은 "사드 배치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일의 뒷감당은 미국과 한국이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해 최근 다방면으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18일 독일 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동하고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23일에는 런궈창(任國强)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과 한국의 행보가 역내 국가의 전력적 안보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며 "중국군은 이를 대비한 준비를 철저히 해 중국 안보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드라마, 영화, 오락 프로그램, 음악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규제 강도도 한층 거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