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드 부지 제공 ‘확정’…中 정조준 ‘불량 기업’ 되나
2017-02-27 17:46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롯데가 27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부지 제공을 확정하면서, 중국 당국의 규제와 소비자 불매운동의 후폭풍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다음 달 15일 예정된 중국의 ‘소비자의 날’에 사드 부지 제공으로 롯데가 ‘집중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롯데상사는 27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사드 부지 예정지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 골프장의 국방부 제공을 확정했다. 롯데는 그동안 중국 정부의 현지 보복성 규제와 관영매체 등이 불매 운동을 종용하는 압박에도 불구, “정부의 안보적 요청에 따른 사안으로 기업이 주도한 일이 아니다”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사드 부지 제공을 기정사실화 했다.
결국 이날 롯데 이사회를 기점으로 한반도 사드 배치가 현실화 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우리 정부에 대한 외교적 공세와 함께 롯데 사업장을 정조준, 대표 ’불량기업’으로 지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드 부지 제공으로 롯데가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가 ‘올스톱’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롯데자산개발 등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청두(成都)에 연면적 57만㎡ 규모의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와 선양(瀋陽)의 테마파크(롯데월드 선양)·쇼핑몰·호텔·아파트 등을 모은 ‘롯데타운’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다음 달 15일 예정된 중국 ‘소비자의 날’이 롯데에 최대 악재가 될 전망이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 ‘저승사자’로 불리는 관영 CCTV(중앙방송)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인 ‘완후이(晩會)’이 롯데를 정조준할 경우 상황 악화는 불가피하다.
롯데 관계자는 “성주골프장의 사드 부지 제공은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정부의 요청에 응한 것인데 사업 타격 등 후폭풍이 걱정”이라면서 “그동안 중국 측의 압박이 있었던 만큼, 이날 이사회 결정으로 중국의 규제 수위가 높아질 지 예의주시하며 대책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방부와 롯데는 이날 롯데 이사회 결정에 따라, 남양주 군용지와 성주골프장의 토지 교환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교환계약이 끝나는 대로 성주골프장 인근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 이후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절차에 따라 부지 공여를 위한 한미간 논의가 시작되고 환경영향평가작업을 진행한다. 국방부는 올해 안에 사드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