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2차 환율전쟁] 달러 vs 위안화 2차 환율전쟁, 4월을 주목하라

2017-02-26 17:00

아주경제 전운·김근정 기자 = 조지 소로스는 지난 2016년 1월 21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위완화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당시 "중국의 경착륙은 피할 수 없다"며 "이는 앞으로 벌어질 일이 아니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아시아 국가의 통화가 미국 달러와 대비해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2015년말 미국 국채를 샀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경제 전쟁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곧바로 "아시아 통화 하락에 돈을 걸었다고 밝힌 소로스의 영향력으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아시아 각국 화폐가 심각한 투기성 공격에 직면했지만 이런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이후 수개월에 걸친 미중 환율전쟁은 중국의 성공적인 방어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미국과 중국의 '2차 환율전쟁'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시기도 '4월'로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1차전은 조지 소로스 등 헤지펀드가 앞장섰다면 이번 2차전은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3면>
 
지난 23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절차를 준수할 것이고, 그 전에는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의 발언과 함께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나는 중국이 환율 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라고 본다"며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 두고 보라"고 엄포를 놨다. 

이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중국 외교계의 '숨은 입'으로 평가받는 환구시보는 트럼프를 맹렬히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25일 '트럼프의 중국 비판, 토크쇼 같다'는 제하의 논평을 게재하고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다른 나라에 대한 비판에 신중해야 한다"며 "백악관은 토크쇼 무대가 아니며 전 세계가 그의 모든 말을 기록하고 분석함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환구시보는 "트럼프가 자신의 상상 속에서 중국을 판단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중국의 실제 환율 정책이나 중국 외환당국의 업무 방향, 목표 등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다"고 비난했다.

또 "트럼프가 오로지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와 중국 제품이 미국 제품보다 싸게 팔린다는 사실만 생각하고 위안화를 원흉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이 위안화 안정을 위해 외환보유고를 동원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민일보도 26일자 지면 한 개면을 할애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거세게 비난했다. 인민일보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의 보호주의는 미국은 물론 모두를 해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모두가 공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정상궤도로 돌아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외교부도 트럼프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위안화 평가 절하로 무역 경쟁력을 확보할 생각이 없다"며 "관련국은 전면적이고 정확하게 위안화 환율을 바라보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중국이 챔피언이기는 하다"면서 "중국은 경제 발전의 그랜드 챔피언"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현 이후 미중 간 4월 환율전쟁에 대해 전 세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트럼프가 대선 과정에서 수 차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중국산 제품에 최대 45% 고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의 칼날을 휘두를 뜻을 천명해 왔기 때문이다. 중국도 시종일관 "물러설 뜻 없다, 덤빌테면 덤벼라"라며 강하게 맞서왔다.

만약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면 이는 미중 간 경제전쟁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전세계가 4월에 있을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주목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 오정근 건국대학교 금융IT학과 교수는 "금년 중 미국과 중국 경제의 방향타에 엄청난 영향을 줄 환율전쟁은 미국과 중국 G2의 국운을 건 싸움과 협상력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라며 "제2플라자 합의같은 새로운 협상 방안까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