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환율전쟁 번진 무역전쟁, 韓·日 최대 타격"
2019-08-06 20:10
"환율시장은 훨씬 더 예민하고 복잡…의외의 피해낼 수 있어"
미국의 대표적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무역전쟁이 결국 환율전쟁으로 비화됐다고 5일(이하 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진단했다.
신문은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전쟁이 이기기 쉬운 전재이라고 했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은 이제 환율전쟁이 됐으며, 다른 차원의 경제적 타격을 입힐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의 위안화 약세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설계한 무역전쟁에 따라 생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대미무역량 감소와 중국의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위안화가 하락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같은 위안화 약세에 대해 분노하면서, 결국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중국은 부채문제 때문이라도 환율을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 2015~2016년에도 자본이탈을 막기 위해 환율방어에 나선 바 있다.
WSJ은 미·중 환율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한국은 위안화 블록에 속함과 동시에 여전히 달러 블록 중 하나인 국가로 달러 대비 원화 가치의 급락은 한국 기업 및 금융 기관에 부담을 줄 뿐만아니라, 자본 유출의 위험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역시 엔고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엔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엔화의 가치는 상승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수출기업에게는 커다란 부담이며, 국외투자 수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엔고가 지속되면서, 일부 수출기업들의 주가도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에서 관세를 올리고 내리면서 자의적으로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어왔다"면서 "그러나 통화시장은 때로는 과민반응하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피해 상황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무역전쟁과 같은 방식으로 밀어붙이지다가는 예상치 못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중국 선에 있는 기업이 파산에 이르기 전까지 얼마나 오래 강달러를 견딜 수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공격이 미국보다는 중국에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시장의 판단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미국이 중국과 본격적으로 무역갈등을 시작하기 전인 2018년 1월 보다 낮은 상황이다. 지난 2년 동안 미국 기업의 실적이 양호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세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3%에서 2% 수준으로 갉아먹었다. 기업 투자는 줄고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불황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WSJ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공격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그는 미국 경제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면서 "감세와 규제완화의 효과들은 이제 무역과 환율의 위험성 때문에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