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한령 더욱 조여, "한류콘텐츠 전면 차단"

2017-02-26 12:49

지난해 중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우리나라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포스터.[사진=바이두캡쳐]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한반도 사드 조기배치가 가시권안에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문화콘텐츠 분야에서의 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중국내 SNS인 웨이보(微博)상에는 "지난 24일부터 한류 프로그램의 업데이트가 전면 중단됐다"는 글이 급속 확산되고 있다. 최초 작성자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이 글은 "각 동영상 웹사이트가 당분간 모든 한류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것을 중단한다"면서 "그 이유는 모두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금한령(禁韓令·한류 금지령)이 강화됐음을 시사한 것.

웨이보 작성글이 사실인지는 밝혀지고 있지 않지만, 실제 중국의 동영상사이트에서는 금한령이 강화되고 있다. 현재 유쿠(優酷), 아이치이(愛奇藝) 등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런닝맨' 등 인기 있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은 2016년 방영분까지만 볼 수 있으며 올해 들어 방영된 분량은 접속이 차단돼있다. 드라마 또한 올해 방영된 최신 한국 드라마는 업로드되어있지 않다. 

지난해 중국은 TV상 한국 프로그램 방영을 중단시켰으며, 한류 연예인의 출연을 금지시켰다. 또한 한국과의 합작프로그램 제작도 속속 중단됐다. 다만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서는 제한적으로 한류 콘텐츠가 방영되고 있었다. 우리나라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경우 금한령이 나오기 전 한중간의 콘텐츠 판권계약이 이뤄졌었다.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 이 드라마는 유쿠를 통해 방영됐다. 특히 금한령의 여파로 제대로 된 마케팅홍보활동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입소문만으로도 44억클릭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같은 온라인 방영마저 길이 막히게 된 셈. 

또한 중국이 최근 한류 콘텐츠의 사용은 물론 한국과의 공동 제작이나 제작 협력까지 금지하는 구두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지는 등 한국 프로그램을 둘러싼 중국의 제재가 부쩍 강화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제작을 완료한 많은 한중 합작 콘텐츠들은 방영 채널을 찾지 못한 채, 유통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중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국 색깔을 없애는 작업도 돌입했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그대로 옮겨온 중국 한 방송사의 '달려라 형제'는 최근 시즌 5에 돌입하면서 프로그램 제목을 '달려라'로 바꿨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을 이름까지 그대로 차용했던 한 중국 방송사는 최근 프로그램 제목을 '가수'로 바꾸면서 한국적인 색채를 지웠다. 중국이 예능 프로그램 제목에서까지 한국적인 느낌을 없애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