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알아보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

2017-03-02 07:00
'兩會' 두개회의…전국정협 3일, 전인대 5일 개막…열흘 넘게 이어져
정치·경제·사회 큰 물줄기 가늠하는 총리 업무보고와 기자회견
'부자들의 잔치'·'거수기'·'정치꽃병' 등 꼬리표도…

지난 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모습.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중국에서 해마다 3월 초가 되면 약 5000명의 대표들이 수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 집결한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3일부터 열흘 넘게 열리는 양회에서는 한해 중국 정부의 경제·정치 운영 방침을 대거 선보인다. 양회가 무엇이고, 양회가 왜 중요한지, 양회 구성원들은 어떻게 선발되는 등 양회에 대해 살펴본다. 

Q:양회란 무엇인가
A:양회는 한자 그대로 '두개의 회의'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정기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정책자문기구격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전국 정협이 3일, 전인대가 5일 개최되며 일반적으로 열흘 넘게 열린다.

​양회는 헌법 개정 및 헌법 집행을 감독하고, 국가 예산 편성과 예산 집행에 대해 심의하는 것은 물론 한 해 중국 정부의 경제·정치 운영 방침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이 때문에 중국 지도부의 올 한해 정책을 엿볼 수가 있다는 데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양회의 중심인 전인대는 중국 헌법상 최고의 국가권력기관으로, 국가의사의 결정기관이자 최고의결기구다. 국무원(행정), 법원(사법) 수장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정기국회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전인대는 5년에 한번씩 회기가 바뀐다. 지난 2013년 3월 제12기 전인대 1차 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지도부가 출범했으며, 올해 5차 회의를 끝으로 12기 회기는 막을 내린다.

Q:양회는 언제 열리는가
A:중국에서 매년 3월은 ‘양회 시즌’이라 불린다. 과거 양회가 열리는 시기가 2월, 6월, 8월, 11월 등 해마다 제각각이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양회에서 한해 계획과 예산을 심의하기 위해서는 전년도 통계치를 파악해야 하는 등 여러가지 이유로 1985년부터는 매년 3월에 열리게 됐다. 그리고 1995년부터는 전국 정협은 3월 3일, 전인대는 3월 5일로 개막일이 고정됐다.

Q:양회에 누가 참석하는가
A:전인대 구성원은 '대표'라 부르고, 정협 구성원은 '위원'이라 부른다. 이중 전인대는 전국 성·자치구·직할시·군이 선출하는 소수민족을 포함한 대표로 구성된다. 전인대 대표가 약 3000명, 정협 위원이 약 2000명, 합쳐서 5000명이 넘는다.

Q:양회의 하이라이트는?
A:양회의 하이라이트는 전인대 개막식에서 진행되는 총리의 올해 업무보고와 폐막식 직후 열리는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이다. 특히 개막식에서 총리가 직접 나서서 약 3000명의 대표들은 물론 중국 인민들을 상대로 업무보고를 하며 국정 성과를 홍보한다. 이때 제시되는 한해 국방예산액,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관심거리다. 총리의 업무보고와 기자회견에서는 중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큰 물줄기를 가늠할 수 있다.

Q:양회는 '부자들의 잔치'다?
A:양회에는 매년 '부자들의 잔치'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지난 2002년부터 자본가 계급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면서 기업인들이 양회 대표로 정치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부터다.  실제로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 종칭허우(宗慶後) 와하하 회장,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 쉬자인(許家印) 헝다그룹 회장 등 굵직한 기업인들이 대표적인 '부자 대표'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지난 해 양회때  중국 부자연구소 후룬이 올해 발표한 자산 규모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인 중국 억만장자 568명 중 107명이 양회 대표라며, 이들이 1인당 평균 33억 달러(약 4조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시진핑 지도부가 호화사치 척결을 외치면서 양회에 참석하는 대표들의 옷 차림이 그나마 검소해졌지만, 그 이전만 해도 명품 백과 시계, 액세서리 등으로 치장한 양회 대표들의 옷차림은 매년 논란거리였다.

Q:전인대는 '거수기'…정협은 '정치꽃병'?
A:전인대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사전에 결정된 사안을 반대 없이 승인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 '고무도장', '거수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실제로 지난 해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에 대한 반대표는 찬성표가 2814표로 압도적으로 많았던 반면 반대표 27표, 기권 16표에 불과했다.  

물론 주요 각료 인명동의안 표결에서는 반대표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긴 한다. 앞서 2013년 열린 제12기 전인대 1차회의에서는 심각한 대기오염과 집값 폭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주택 건설부장과 환경보호부장에 이례적으로 반대·기권표가 쏟아져나왔다. 

전국 정협 역시 전인대의 장식역할에 불과하다는데서 '정치꽃병', '들러리'라는 불명예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다만 시진핑 지도부 출범후 정책 자문이나 전인대 감시 견제 기능이 강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