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재판에 '고영태 파일' 녹음한 김수현 나온다

2017-02-20 14:52
김건훈 전 청와대 비서관 "안종범 허위진술 요구 없어"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씨 재판에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나눈 대화를 녹음한 김수현(전 고원기획 대표)씨가 증인으로 나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20일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서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이른바 '고영태 파일'을 녹음한 김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김씨를 내달 7일 공판에 부르기로 결정했다.

김씨의 휴대전화에 녹음돼 있던 파일들은 지난 6일 고씨가 증인으로 나왔을 때 일부 공개돼 파장을 일으켰다.

고씨가 측근들과 대화하며 "이사장하고 사무총장하고 쓰레기XX 같아…정리를 해야지. 쳐내는 수밖에 없어…거기는 우리가 다 장악하는 거제"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다른 일부 파일에서 고씨는 "내가 제일 좋은 그림은 뭐냐면…이렇게 틀을 딱딱 몇 개 짜놓은 다음에 빵 터져서 날아가면 이게 다 우리 거니까 난 그 그림을 짜고 있는 거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고씨가 국정농단 사태를 왜곡하고 조작했다고 주장해온 최씨 측은 이 녹음파일을 확보해 일부를 증거로 제출한 상태다.

한편, 최씨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안 전 수석이 비서관을 통해 K스포츠재단 이사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당 비서관은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안 전 수석의 보좌관을 지냈던 김건훈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같은 법정에서 "수석한테서 그런 지시(허위진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재단 설립에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해달라고 김필승 K스포츠 이사에게 부탁하도록 안 전 수석이 김 전 보좌관에게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이 '안 전 수석이 지난해 10월 김필승 K스포츠 이사에게 지시를 전달하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김 전 비서관은 "그런 것 없었다"고 답했다. 검찰은 "언론 보도를 보면 이미 8월부터 관련자들에게 허위진술을 부탁한 거 같은데…"라고도 했다.

그러나 김 전 비서관은 "각종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하니까 (안 전 수석이) 재단 문제나 상황에 대해 알아보라고 했다. 시기도 10월경으로 기억한다"라며 "(김 이사를) 만나서 체크해봐야겠다 싶어서 연락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안 전 수석이 김 이사의 전화번호를 준 것인가'라는 검찰 질문에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대통령이 검찰 수사 단계에서 내려준 (K스포츠재단) 이사들 프로필 자료가 있었는데, 거기에 전화번호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에게 '통화 내역을 지워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에도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할 이유도 없었다"며 부인했다.

'통화 내용이 (나중에라도) 안 나오면 좋겠다'며 휴대전화 폐기를 요구했다는 의혹에는 "그런 사실이 없다. 폐기하거나 파기한다고 해서 통화 내역이 안 나오는 게 아니지 않나. 그러니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