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피살] 김정은 공포정치...다음 암살 타깃은 누구?

2017-02-16 16:06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김일성 직계가족은 목숨을 빼앗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깨졌다. 혈육마저도 잔인하게 숙청해온 김 위원장이 다음 표적으로 누구를 노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잠재적 위협으로 여길 만한 '백두혈통'의 첫번째 '곁가지'는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22)이다.
 

김정남 아들 김한솔. [사진=연합]

프랑스의 명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르아브르 캠퍼스를 졸업 후 현재 행방이 묘연한 김한솔은 김일성-김정일-김정남을 잇는 김씨 일가의 사실상 '장손'이자 '적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서구 교육을 받은 '신세대'로 숙부인 김정은이 통치하는 북한 체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거침없이 견해를 밝혀 왔다.

지난 2013년 핀란드 TV와의 인터뷰에서는 김정은이 어떻게 김정일의 후계자가 됐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면서 "그(김정은)가 어떻게 독재자(dictator)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또 다른 위태로운 '백두혈통'은 김 위원장의 숙부인 김평일 주체코 북한 대사다.
 

김평일 주 체코 북한대사. [사진= TV조선 캡쳐]

김일성의 둘째 부인 김성애에게서 태어난 그는 유럽을 떠돌며 수십 년째 외교관 생활을 하고 있다. 1982년 김일성군사종합대를 졸업하고 유고 대사관에서 무관으로 근무하다가 1987년 인민무력부 작전국 부국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이후 헝가리,불가리아, 핀란드, 폴란드 대사를 거쳐 지금의 체코 대사로 줄곧 해외를 전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북한 안팎에서 김정은 교체 여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며 김평일을 옹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정남 사망 이후 김정은의 남매들, 즉 백두혈통 3세대 사이에는 더는 김정은의 잠재적 경쟁자가 될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북한 김정은 친형 김정철(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연합]

이복 누나 김설송(44)은 상당한 실권이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지만, 권력 구도에서 배제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 체제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친형 김정철(36)과 최측근인 친여동생 김여정(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28∼30세 추정)은 김정은과 동복이고, 정치적 명운을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깃이 될 가능성은 작다.

김정남 피살 이후 국내에 있는 주요 탈북인사에 대한 테러 위험도 커졌다. 현재 정보당국과 경찰은 이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밀착 경호에 들어갔다.

태 전 공사의 경우 고위급 탈북 인사일 뿐만 아니라 공개석상에서 북한의 3대 세습 통치를 연일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태 전 공사는 24시간 내내 6명의 경호원으로부터 밀착 경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지난 9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에 북한 전문가로 참석했을 당시의 모습.>
 
정보당국과 경찰은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강명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명예회장 등 8명에 대한 경호도 강화하고 폐쇄회로TV (CCTV)등을 통한 방범활동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다음 타깃은 망명을 했음에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인물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16일 CBS라디오에 나와 "가장 안전조치를 해야 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실질적으로 망명을 했는데 공개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훨씬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고 망명 여부 자체를 확인해 줄 수 없는 분들이 있다. 만약 있다면 그 사람이 (태 전 공사보다) 훨씬 타깃 우선순위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