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영장 재청구...구속여부 17일 새벽 결정될 듯

2017-02-14 19:25

이재용 영장 재청구.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3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향하는 모습.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영장 재청구로 삼성이 또 위기에 처했다. 

이 부회장은 1차 영장 때처럼 오는 16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이후 결정이 날 때까지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8일 첫 영장실질심사 때 15시간을 구치소에서 보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식사도 제대로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사례를 본다면,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17일 새벽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1차 구속영장 때보다 이 부회장에게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이 영장 기각 후 광범위한 수사를 벌여온 만큼 뇌물죄 등 혐의를 입증할 만한 단서들을 추가로 포착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특검에 재소환된 자체만으로도 삼성에는 타격이 크다. 당장 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전장기업 하만(HARMAN)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인수금액이 80억 달러에 이르는 하만의 인수는 이 부회장이 전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함을 알리는 '승부수'로 주목받았다.

해외에서도 '글로벌 기업' 삼성의 뇌물 혐의를 주목하는 만큼, 하만 주주들의 여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대외 신인도 역시 걱정거리다. 삼성전자(SAMSUNG)의 브랜드 가치는 글로벌 시장에서 7번째로 높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단연 1위다.

지난해 10월 컨설팅기업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 평가에서 삼성전자는 전년보다 14% 높은 518억달러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직면한 현실은 글로벌 유수의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멀다.

유례없는 총수 구속 위기에 처한 삼성을 비롯해 재계에서는 리더십 공백과 경제적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한 대기업 관계자는 "특검은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오직 삼성 때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표적 수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삼성의 경영활동에 비상이 걸리면서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삼성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기업인데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수사망에서 빠진 SK·롯데·CJ 등 다른 대기업은 상황을 지켜보는 등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특검이 이날 "남은 수사기간을 고려할 때 다른 대기업 수사는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지만 수사 기간을 연장한 뒤 다른 기업 수사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최 씨 측 재단에 70억원을 추가로 송금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에 돌려받아 면세점 사업 등 현안에서 선처를 바라고 자금을 제공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

SK와 CJ는 각각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바라고 자금을 제공하거나 정부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